[사설]한·일 정부 확전 자제하고 외교협상 시작하라

경인일보

발행일 2019-08-09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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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넘게 경제전쟁을 격화시켜 온 일본 정부가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자제 조짐을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 정부는 8일 포터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포터레지스트는 일본이 경제전쟁 개전을 알렸던 반도체 3개 핵심소재 중 하나다. 또 전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시행세칙 공개를 통해 대한(對韓) 경제보복 조치 과정을 진행하면서도, 정작 관심이 집중됐던 수출 제한 품목 지정은 미루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일본의 자세 변화를 감안한 듯 8일 일본을 수출우대국가, 즉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던 결정을 유보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도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말해 외교적 해결이 최선임을 에둘러 드러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일본의 경제공격이 원상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일 정부의 확전 자제 조치와 우리 정부의 외교적 해결 의지표명이 이번 한·일 경제전쟁을 종결시킬 최초의 수순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해방 이후 최초의 한·일 전면전은 이미 양국의 신뢰관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정부간의 신뢰는 물론 민간 사이의 교류와 협력도 악화일로다. 그 결과 모두가 우려한대로 한일 양국 경제의 동반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미·일 동맹 균열로 인한 동북아 세력균형이 흔들리면서 양국의 안보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아베 일본 수상의 이번 경제 도발은 백해무익하다. 이런 식의 경제도발로 일본에 대한 한국의 역사감정을 교정해보겠다는 발상이었다면 심각한 오판이다. 이번 도발로 일본이 입은 내상도 만만치 않다. 아베 정부를 향한 양식있는 일본 시민사회의 반발이 확산되고, 한국 기업들과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제분업을 실행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손해도 현실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을 향한 국제사회의 불신과 냉소가 확산되면서 일본의 국제 리더십이 심판대에 올랐다. 아베 정부도 외교적 사태해결 외에 해법이 없음을 인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 늦기전에 당장 대화의 장을 펼쳐야 한다.

한국 정부도 강제징용 판결 이후 부재했던 대일 외교를 정상화할 구체적인 대안을 확정해야 한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소할 정부내의 의견소통을 활성화 시키고, 야당이 제안하는 해법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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