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물류창고 화재원인 '무허가 위험 물질' 발열에 무게

강기정 기자

입력 2019-08-09 15: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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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의 사상자를 낸 안성 물류창고 화재가 무허가 위험 물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도는 9일 도소방재난본부가 실시한 안성 화재 현장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해당 물류창고 지하 1층에는 별도의 시설에 보관해야 하는 제5류 위험 물질 '아조비스이소부티로니틀린'이 38여톤 저장돼있었다. 

이 물질은 허가를 받아 법적으로 정해진 시설에 보관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지정수량은 200㎏에 불과하다. 193배나 많은 양을 허가 없이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해당 물질은 충격이나 마찰에 민감해 점화원이 없더라도 대기 온도가 40도 이상일 경우 이상 반응을 일으켜 폭발할 우려가 매우 높은 '자기반응성 물질'로 분류된다는 게 도·소방재난본부 측 설명이다. 

도·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안성시 양성면의 한낮 기온이 36도에 이르렀던 점을 감안, 폭염 등이 해당 물질의 폭발 등을 불러온 것은 아닌지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했을 때 최초 발화 지점은 위험 물질이 보관돼있던 지하 1층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위험 물질이 보관됐던 장소를 중심으로 기둥, 보, 벽체 등이 붕괴된 게 관찰됐고 해당 지점 인근에 설치된 열센서 감지기가 최초로 동작한 점 등이 추측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정황이 사실일 경우 법망을 피한 비양심적인 행위가 대형 사고를 불러온 셈이다. 도·소방재난본부는 같은 물류회사에서 인근 창고에 또다른 위험 물질 '1,3-프로판디올' 9만9천여ℓ를 보관하고 있던 점을 추가로 확인하기도 했다.

도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도내 물류창고를 전수조사하는 방안 등까지 검토하고 있다. 

사고가 난 물류창고는 운영한 지 3개월 남짓밖에 되지 않아 이 같은 위험 물질을 보관하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면밀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게 도·소방재난본부의 설명이다. 

소방재난본부 측은 "출동 당시에 (해당 창고에) 위험물질이 있는 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 물류창고에 보관돼있던 물품 관련 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확인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용 도 대변인은 "따로 취급해야 할 위험 물질을 이런 물류창고에서 보관하다가 대형 사고로 이어진 것인데, 이런 사고는 사실 경기도에서 처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재명 도지사는 이번 화재가 사익을 목적으로 공공에 위험을 초래해 급기야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인 만큼 단호히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전수조사 등까지 포함,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다 하겠다. 도는 한다면 한다"고 강조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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