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우리는 어디에서 살아야 할까?

최지혜

발행일 2019-08-12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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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석탄재 들여와 제조된 시멘트
유해물질 다른 나라보다 20배 넘어
아파트 수명도 과거에 비해 짧아져
기업, 국민건강·안전위해 자각 필요
더 중요한건 사용자인 '우리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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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강화도에서 개인 도서관을 운영한지 6년째 되었다. 자꾸 늘어나는 책들로 공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이용자의 편의성을 생각하면서 도서관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현재의 도서관이 목조건축물인데 계절에 따라 나무들이 움직이는 탓에 여름이면 습기를 먹어 문이 닫히지 않고 겨울이면 수축하여 틈이 생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건물은 아무래도 철근 콘크리트로 튼튼하게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단순히 철근콘크리트로 건물을 지을 때 그 건물이 가장 튼튼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건물의 수명, 관리문제, 경제적 상황, 친환경성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아주 많았다. 어떤 자재로 어떤 도서관을 지을지 고민하고 자료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철근콘크리트 건물의 주재료인 시멘트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고 결국 다시 목조 건물을 선택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시멘트는 발암 물질뿐 아니라 납, 카드뮴, 구리, 수은 등의 유해 중금속 양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제일 높다고 한다.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시멘트 제조 과정과 그 성분의 유해성에 대해 조사하고 그 진실을 밝히는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목사의 주장을 보면 그 심각성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나라 환경부는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여 시멘트 재료로 쓸 수 있도록 허가했다. 물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쓰레기를 소각하여 시멘트 재료로 사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우리나라는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이 다른 나라의 시멘트 성분보다 20배가 넘는다고 한다. 폐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고 그 시멘트로 우리가 사는 아파트를 짓고 하루 종일 근무하는 사무실을 만든다. 이렇게 우리는 쓰레기에서 나오는 발암물질 등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 현재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폐쓰레기로 만든 시멘트로 지은 아파트는 과거에 비해 수명이 짧아졌다. 거의 30년 정도 지나면 아파트는 재건축에 들어가고, 거기에서 나온 건축 폐기물은 또다시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떤 형태로든 다시 우리 인간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다.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정치·경제 상황 속에서 일본의 석탄재를 들여와 만들어지는 시멘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나라의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석탄재 처리도 문제인데, 일본에서까지 쓰레기를 들여와야 할 것인가? 일본과는 이웃나라이면서 조선시대부터 근대를 지나 현재까지 늘 좋은 관계만은 아니었다. 섬나라인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한 면이 대륙과 연결되어 있어 대륙으로 나가고자 하는 일본의 다리역할을 해왔다. 중국 대륙을 침략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침략했으며, 또한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지배해왔다. 그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강제징집을 당해야 했으며, 위안부로 강제로 전쟁터에 나가야 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 남겨진 오랜 기간 동안의 아픔이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림책 '도시의 마지막 나무/피터 카나바스 그림·글/이상희 옮김/시공주니어'에서 '도시의 마지막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어요. 여기서 지낼 때면 콘크리트와 자동차들을 까맣게 잊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나무가 없어졌어요. 나무 없이 지내는 날들은 몹시 쓸쓸했어요.' 라고 그림책 속 아이는 말한다. 이 그림책에서는 콘크리트와 자동차로 뒤덮인 잿빛 마을이 한 아이를 시작으로 하여 생명이 자라는 마을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오염된 우리의 주변을 다시 살아나게 해야 한다고.

유해물질 시멘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일본 석탄재 수입 규제 등 여러 가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시멘트 제조 기업에서 기업의 이윤 추구만을 위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해치고 있고,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지 않아 건물의 사용기한을 줄이면서 우리나라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겠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사용자인 우리가 변해야 할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속적인 관심과 근본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또 던지며 행동할 때 우리 주변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 가지 한 가지씩 한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서 망가져가는 도시를 살리듯이 우리의 건강한 삶을 지켜야 할 것이다.

/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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