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청소년 교류행사 줄여도 '변하지않는 우정'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9-08-12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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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고베시 홈스테이 환영식 '차분'
반일 현수막 탓 실내서 기념촬영
화기애애 분위기 정치 얘기 자제


인천시가 일본과의 교류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첫 민간 교류인 '인천-고베시 청소년 홈스테이 교류 행사'가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 열렸다.

지난 9일 오후 4시께 인천시청 공감회의실에서는 '고베시 홈스테이 교류 청소년 환영식'이 열렸다.

인천-고베시 청소년 홈스테이 교류 행사는 인천, 고베시 청소년 20여 명이 짝을 이뤄 각 가정에서 3박 4일간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날은 1년 전 일본 고베시에서 인천 청소년들을 초청했던 학생들이 인천을 찾는 날이었다.

시는 일본의 경제 보복성 수출 규제로 '반일 정서'가 최고조에 달한 만큼 행사를 최대한 축소하고 보도자료조차 배포하지 않았다. 그러나 행사가 시작되자 우려는 한순간에 해소됐다.

4시 40분께 인천의 청소년들이 회의실로 들어오자 1년 전 얼굴을 기억한 고베시 청소년들이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들을 부둥켜안았다.

고베시 청소년들은 "진짜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어요?", "왜 이렇게 귀여워요?"라며 서투른 한국어로 안부를 묻기도 했다.

한 청소년은 반가운 마음이 벅차올라 인천의 친구를 껴안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함께 웃는 얼굴로 사진(셀카)을 찍거나 준비해 온 선물을 주고받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들은 지난해에 처음 만난 후 SNS로 안부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고베시에서 온 나카시마 아오이 양은 "인천에 초대해줘서 너무너무 감사하다.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많이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교류 행사가 대폭 축소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낮에는 경복궁 등 서울의 주요 명소를 들르기로 했으나 곳곳에 'NO 아베', 'NO 일본', '(일본 제품) 사지 않습니다' 등 현수막과 스티커가 나붙자 서울 여행 프로그램을 모두 취소했다.

환영식 기념 촬영 역시 청사를 둘러본 후 청사 앞에서 찍을 예정이었으나 시청과 시의회 청사에 걸린 현수막을 뗄 수 없어 실내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기자가 일본 청소년들에게 정치적인 질문을 던지려 하자 통역사가 통역을 거부하며 "청소년들이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정치적 얘기는 묻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변중인 인천시 아동청소년과장은 "정부 간 문제로 아이들의 개인적인 추억과 관계까지 망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진행하게 됐다"며 "미래 주역인 한일 청소년들은 돈독한 우정을 쌓아 성인이 돼서도 양 도시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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