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 석탄재 수입 방치한 이유가 궁금하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9-08-1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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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석탄재 수입의 문제점을 지적한 경인일보 보도(7월18일자 1,3면)가 일으킨 반향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일본산 석탄재 폐기물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석탄재에 대해 분기별로 해 오던 방사선 간이측정을 통관 때 마다 일일이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적절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일본산 석탄재가 한일 경제전쟁 발발 이후 우리측의 첫 반격카드로 언급되면서 일본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일본 석탄재를 사용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우리 정부의 부실한 환경정책 탓이 크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석탄재는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모든 나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다. 또한 재활용 비율이 매우 높은 산업원료이기도 하다. 환경정책에 따라 석탄재의 재활용과 폐기 수준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한국의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사용한 석탄재는 315만t으로 이중 일본산이 128만t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우리 발전소들이 매립폐기한 석탄재는 180만t이다. 폐기된 우리 석탄재를 쓰면 일본 석탄재를 수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시멘트 업체들이 매립 폐기된 우리 석탄재 대신 일본 석탄재를 수입해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 발전사들은 석탄재 수출 때 t당 5만원을 수입선에 지급한다. 우리 업체들은 운송비 2만원을 제하고 t당 3만원의 수익을 얻을 뿐 아니라 이를 원료로 시멘트를 생산해 또 수익을 얻는다. 일본 발전사들은 대신 t당 20만원의 매립폐기비용을 아낄 수 있다. 반면에 업체들이 우리 발전소에서 석탄재를 쓰려면 자신들이 운송비용을 들여야 한다. 시멘트 업체들로서는 가능한한 일본 석탄재를 수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체들이 처리비용을 받을 수 있는 일본 석탄재를 수입함으로써 우리는 어마어마한 양의 석탄재를 매립폐기하고 있으니, 석탄재 재활용 및 폐기와 관련한 환경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우선 석탄재 폐기 및 재활용 규제가 일본에 비해 터무니 없이 느슨한 것은 아닌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일본 발전사들의 폐기 비용부담이 큰 것은 석탄재의 환경유해성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일 수 있다. 우리 내부의 정책 실패를 덮어두고 시멘트 업체들을 탓하거나, 일본 석탄재 통관 강화를 외치다가는 나중에 큰 망신을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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