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며 시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이날 열린 첫 정식 공판에서 고씨 측은 강씨의 변태적 성욕을 강조하며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과정에서 일어난 우발적 범행임을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의 피고인 고유정이 우발적 살인임을 완강히 주장하고 있다.
지난 12일 제주지방법원에서는 전 남편 살해사건의 용의자 고유정의 첫 공판이 진행됐다. 고유정은 수감번호 38번이 쓰인 연두색 죄수복을 입고서 재판에 나왔고, 머리를 늘어뜨려 얼굴을 가린 채 법정으로 이동했다.
이날 고유정 변호사는 "우선 피고인은 한 아이 엄마로서 아버지의 사망으로 아이가 앞으로 아버지 없이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말할 수 없이 미안하고 슬픈 마음이며 피해자 부모님과 졸지에 형을 잃은 동생에게도 말할 수 없이 깊은 사죄의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피해자가 설거지하는 평화로운 전 아내의 뒷모습에서 옛날 추억이 떠올랐고 자신의 무리한 성적 요구를 피고인이 거부하지 않았던 과거를 기대했던 것이 비극을 낳게된 단초"라고 주장했다.
전 남편 강씨의 무리한 성욕으로 사건이 일어나게 됐다는 고유정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외에도 고유정이 CCTV에 얼굴을 노출시키면서 한 모든 일련의 행동이 경찰에 체포될 수밖에 없는 행동으로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며, 카레에 넣었다고 주장하는 졸피뎀 또한 강씨가 먹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유정 변호사는 이불 등에 묻은 혈흔에서 졸피뎀 반응이 나왔다는 것에 고유정과 강씨가 몸싸움을 하던 과정에서 묻은 고유정의 혈흔으로 강씨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측이 제시한 졸피뎀 처방 내역과 '뼈의 중량'과 같은 인터넷 검색 기록에는 "클럽 버닝썬 사태 당시 연예 기사를 보던 중 호기심에 찾아봤으며, 뼈의 무게는 현 남편 보양식으로 감자탕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꼬리곰탕, 뼈 분리수거, 뼈 강도 등으로 연관검색 상 자연스럽게 검색이 이뤄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피해자 강씨 측 변호인은 이 같은 주장에 "피고인의 변호인은 고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방적인 진술을 다수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서 터무니없는 진술을 한 부분에 대해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어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다"면서 "마치 고인을 아주 나쁜사람으로 몰아가는 이러한 주장은 인간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고유정 변호사는 비판여론에 사임했던 변호사 중 한 명으로, 그는 사건을 다시 맡은 것에 "공판기록을 봤더니 억울한 부분이 고유정에 있는 것 같아 변호사 선임을 다시 맡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맡기 위해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은 지난 5월 제주도 한 펜션에서 전남편 A씨를 살해, 시신을 훼손하고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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