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광복절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대국민담화를 정면 비판했다.
황 대표는 앞서 1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5년 단임 정권이 영속해야 할 대한민국의 체제를 바꾸려 하다가 지금의 국가적 대위기를 불러오고 있다"면서 "국정의 목표도, 국정운영의 성과도, 올바른 궤도에서 벗어나 있다"고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했다.
이어 "이제라도 대한민국을 대전환해야만 한다"며 "저와 우리 당은 국정의 대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워나가겠다. 건강한 정책 경쟁이 가능하려면 대통령과 이 정권의 무모한 고집부터 버려야 한다. 잘못된 고집을 꺾고 새로운 협력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경제 단축, 반시장 반기업 정책 등을 반드시 바로잡고 기업의 활력을 저해하고 신산업을 가로막는 첩첩의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무상복지나 현금 살포가 복지 확대의 길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복지가)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복지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북한은 연일 도발을 계속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대놓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보다 국익을 우선하고 일본은 우리와 절연하고자 한다. 여야 하나가 되어 모든 위기를 맞서야 한다"고 부연했다.
황 대표는 5대 실천목표로 ▲잘사는 나라 ▲모두가 행복한 나라 ▲미래를 준비하는 나라 ▲화합과 통합의 나라 ▲한반도 평화의 새 시대를 제시했고, 문재인 정부가 정책 대전환을 할 시 협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재정. /연합뉴스 |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의 이 같은 담화에 즉각 반발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면서 "제1야당 대표의 대국민담화라는 제목의 공지 자체가 다소 낯설고 뜬금없었지만 현재의 비상한 시기를 감안하면 그래도 책임 있는 야당의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운을 뗐다.
이 대변인은 "시기도, 로텐더 홀이라는 장소도, 느닷없이 '저의 꿈을 말씀드린다' 등 여러 표현들도 심지어 발표된 내용들도 참으로 당황스럽다"며 "한일경제 갈등의 전쟁적 상황 등 대한민국의 절박한 현실에 대한 인식도, 현안에 대한 정책에 대한 이해도,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엇보다 취임 후 줄곡 사사건건 정쟁으로 중요한 고비 순간 마다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도록 한 것에 일말의 반성도 없다"면서 "몇몇 드러낸 정책에 관한 한 두 구절의 언급은 공정시장경제와 복지 등 제반 정책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냈을 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막연한 꿈이야기"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 대변인은 "느닷없이 제1야당 대표의 대국민담화라는 낯선 퍼포먼스는 결국 황교안 대표의 대권놀음에 불과했던가"라며 "자유한국당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 피로 발전시켜온 민주주의의 토대를 딛고 선 정당이다. 오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대국민담화문은 자유한국당이라는 그 대표 직함마저 아쉽고 부끄러운 퍼포먼스"라고 덧붙였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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