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극일 경제

이세광

발행일 2019-08-15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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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 韓 발전 두려움 심리
후쿠시마 원전 등 올림픽에 먹구름
자국 불리극복 근거없는 정치방편
우리 경제 전화위복 삼아 내실 강화
'큰나라 위용' 치졸함 용서여유 희망

경제전망대 이세광2
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뒤숭숭한 요즘 문득 예전에 읽었던 책 제목이 생각난다. '일본이 미국을 추월하고 한국에 지게 되는 이유'라는 긴 제목의 이 책은 33년 전인 1986년 일본 동해대학의 대만 출신 사세휘 교수가 쓴 책인데, 당시만 해도 한국의 국민총생산은 일본의 7% 수준에 불과했고, 모든 면에서 20여 년은 뒤졌다는 생각 때문에 그의 이러한 전망은 황당하면서도 일면 희망이기도 했다. 2010년에 한국이 일본을 앞지르게 된다는 여러 이유 중에는 일본의 고령화 문제, 독창성의 결여, 일본 청년들의 나태함과 강인성의 부족, 테크노스트레스 등으로 간추려진다. 그의 예언이 적중했을까? 2005년 드디어 삼성전자가 일본의 상징인 소니를 앞지르기 시작한다. 미국의 세계적 경제 전문지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47위인 소니를 8단계 앞서 39위에 랭크된다. 이후 지금까지 14년을 매년 격차를 벌려 금년에는 삼성전자가 15위이고 일본의 소니는 116위로 그 격차가 무려 100을 넘는다. 마침내 따라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추월을 못마땅하고 불안하게 생각했던지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인 경단련 회의에서는 삼성전자의 목줄을 조이는 방법으로 히다치를 중심으로 부품 납품을 끊어 버리자고 총론으로 결의했지만 각론에서는 각 기업이 삼성전자에 납품을 못하면 당장 우리가 죽는다는 이유로 각자도생했다는 소문이다.

요즘 일본이 우리에게 가하는 경제보복은 야비한 정치적 이유 이외에도 한국의 발전에 대한 초조함과 일종의 두려움이 복합된 심리상태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남한과 북한이 힘을 합치면 감당할 수 없다는 공포감이 그들을 더욱 초조하게 만드는 모양새이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사회는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를 고집한다.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그 지배층이 아직도 그대로 살아남아 정치를 하고 있고, 과거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유일한 국가이다. 일본이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과거사를 올바르게 청산하고 극복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의 좌충우돌하는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에 대한 걱정으로 내년도 도쿄 올림픽 보이콧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는 분위기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일본이 짊어진 아물지 않은 상처이며 악몽이다. 자국 내의 이런저런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치적 이해득실만을 생각한 한국때리기의 근거 없는 경제보복은 철회되어야 한다.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정교하고 세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이번을 계기로 부품·소재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업체계를 범 국가 차원으로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가는 변곡점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조선산업 등에서 매우 우량한 전방산업을 갖추고 있어 이번 일본과의 경제전쟁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 반도체·자동차 등 첨단산업의 중심지인 경기도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특히 피해가 큰 도내 중소기업들에게 긴급 자금지원과 소재부품 R&D 지원사업을 단기방안과 함께 장기적 대책으로 제시하여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중앙정부와 협력해 반도체 소재·부품 연구개발비 지원과 세제 지원도 검토 중이다. 진작 이리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발 빠른 대책으로 속타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일부 위안이 될 듯하다. 건강하고 온전한 산업생태계를 위한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체계의 구축과 유지는 극일경제와 독립경제의 근본이기도 하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기회이며 그 핵심은 반도체이다. 우리의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반도체개발·제조기술과 핵심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그들이 감히 따라올 수 없는 더 먼 곳으로 앞서 나아가야 한다. 광복절을 맞아 일본이 그 옛날 우리 백제를 구다라(큰나라)로 불렀듯이 다시 한번 보란 듯이 큰 나라의 위용과 자부심으로 그들이 저지른 잔혹한 과거사와 이 치졸함을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바로잡아 주고 용서해주는 여유를 즐기고 싶다. 대한민국 만세!

/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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