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반민족행위자 특별법에도 일본식 용어 잔재, "우리말 대체해야"

손원태 기자

입력 2019-08-14 13: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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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법규에 담긴 일본식 한자어를 이해하기 쉬운 우리식 용어로 바꾸는 노력이 오래전부터 진행됐음에도 여전히 일부 용어가 잔재하고 있다.

일본식 한자어가 우리말인 양 오랜 기간 쓰인 탓에 이를 일일이 찾는 작업이 더딘 게 현실이지만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꼼꼼히 점검, 일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제처가 2017년 12월 발행한 책인 '알기 쉬운 법령 정비기준'에 따르면 당해(當該), 게기(揭記). 계리(計理), 기타(其他), 부의(附議) 등은 쓰지 말아야 할 일본식 한자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법규에는 이런 단어가 공공연히 쓰였다.

'당해'의 한국식 표현은 '해당'(該當)이다.

친일 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과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도 '당해 위반행위', '당해 자료·물건' 등의 문구가 포함돼 있다.

'해당'으로 바꿔야 마땅할 문구이다.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기타'라는 단어도 일본식 한자어인데 '그 밖의', '그 밖에'로 순화할 수 있다.

그런데도 718개 법규에서 '기타'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형사소송법에 쓰인 '피고인 기타의 소송관계인'이라는 문구는 '피고인과 그 밖의 소송관계인'으로 바꿔 써야 한다.

규정한다는 뜻의 '게기', 회계처리를 의미하는 '계리', 회의에 올린다는 의미의 '부의'도 법규에서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다.

'게기'는 과거 많은 법규에서 쓰였던 단어지만 지금은 2개 법규에만 남아 있다.

보안관철법에는 '각호의 1에 게기된 자'라는 문구가, 귀속재산처리법 시행세칙에는 '게기된 서류'라는 문구가 있다.

'규정된'으로 바꾼다면 이해가 훨씬 쉬워진다.

'계리'는 공인회계사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 5개 법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보험 계리 업무', '연금 계기' 등의 문구가 눈에 띄는데, 보험 회계처리 업무와 연금 회계처리로 순화해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에는 '위원장이 부의하는 사항'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역시 '위원장이 회의에 올리는 사항'으로 개정해야 한다.

법제처 관계자는 "법규는 국민의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며 "각 부처와 지자체는 일본식 한자어를 우리 말이나 쉬운 한자어로 서둘러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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