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화성 장안뜰 인근 논 염해, 농가 울상

"난립한 축사서 짠물 흘러나와" 말라죽은 벼… 가을잃은 들판

김학석·손성배 기자

발행일 2019-08-15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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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면 화성 남양호 논 폐사1
14일 화성시 장안면 장안리 남양호 인근 한 돈사가 사육과정에서 발생한 짠물을 주변 논으로 흐르는 수로에 방류한 탓에 인근 논에서 자라던 벼가 염해를 입어 말라 죽어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남양호 주변 곳곳 붉게 타들어가
농민들, 정화후 남은물 방류 의심
市, 염도측정 "처벌규정 없어 난감"

수도권 최대 곡창지대인 화성 장안뜰에 난립한 축사(2월 15일자 5면 보도)에서 짠물이 흘러나와 수확을 앞둔 벼가 말라죽었다는 농민들의 주장이 나왔다.

14일 오전 10시 화성시 남양호 인근. 2천여㎡의 논에 심은 벼가 전부 붉게 변했다. 5분여 차량으로 이동해 살펴본 남양호 수변과 인접한 논도 군데군데 타버린 것처럼 고사한 벼가 익지도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돈사에서 설치한 관로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보기에는 맑았지만, 짠내가 진동했고 맛도 소금물이었다.

농민들은 200m가량 떨어진 축사에서 돼지에 먹일 물을 퍼올리기 위해 관정을 팠는데, 짠물이 나와 담수로 정화해 먹인 뒤 염분이 남은 물을 무단으로 방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장안뜰은 본래 바닷가 갯벌이었다.

1976년 농업종합개발사업에 따라 육지가 된 남양간척지 2천682ha의 일부다. 장안뜰에서도 육지 쪽 산 밑에서 관정을 파서 물을 퍼올리면 민물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남양호를 따라 우후죽순 생긴 축사에선 민물이 나올 리 없다고 농민들은 입을 모은다.

남양호 자체가 바다를 막아 담수화한 인공호수인 데다 호수 인근은 지대가 낮고 간척사업 전까지 물이 들어오는 갯벌이었기 때문이다.

전유원 장안면주민자치위원장은 "돈사에서 관정을 파 퍼올리고 방류한 짠물이 논을 완전히 말라 죽였다"며 "축사가 지난해부터 100개 가까이 새로 생겨 아직 짓지 않은 곳도 있는데, 다 들어와 짠물 펑펑 쏟아버리면 남양호 자체가 짜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신상일 노진3리 이장도 "염분이 있는 물을 논에 흘려 보내고 남양호에 흘려 보내 농민을 말려 죽이는 악행이 벌어지고 있다"며 "축사 허가를 몽땅 취소해야 한다. 아직 축사 공사를 안 한 사람들이 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는 현장을 확인하고 벼가 말라 죽은 논에 들어간 농업용수의 염분농도 측정을 의뢰했다. 시 관계자는 "염분 농도 검사를 농업기술센터에 맡겼다"며 "관련 부서와 협의를 해야 하나 문제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축사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석·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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