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매립지 대체부지 용역 준공에도 '침묵하는 환경부'

4자합의 독소조항 '믿는 구석'… 선정 지연 '사용 연장 명분' 확보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9-08-16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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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부지 최대 15%내 추가 사용
106만㎡ 소각재 매립 150년 가능
市 조성 중단땐 '일방 파기' 빌미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대체부지를 조성하기 위한 수도권 3개 시·도의 공동 용역이 마무리됐음에도 환경부의 침묵은 길어지고 있다.

대체 매립지 확보 불발 시 수도권매립지를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4자 합의문의 '독소조항'이 그간의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5년 환경부와 3개 시·도가 맺은 4자 합의 핵심은 당초 2016년 사용 종료 예정이었던 수도권매립지의 수명을 2025년으로 연장하고, 공동으로 대체 부지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합의문에는 2025년이라는 기한이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추가 사용하기로 한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103만㎡)의 예상 종료 시점이 2025년 8월이다.

여기에는 한 가지 단서조항이 붙었는데 "단 대체매립지 조성이 불가능하여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 내에서 추가 사용한다"는 문구다.

다시 말해 대체 부지 확보가 안 되면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연장하겠다는 거다.

환경부와 3개 시·도는 2017년 9월 대체 매립지 확보를 위한 후보지 선정 용역에 착수했고, 예정보다 4개월 늦은 8월 초 완료했다.

6년 안에 대체 매립지 입지 선정, 주민 설득, 기반시설 공사를 추진하기에는 빠듯한 일정이다.

대체 매립지 조성에 소극적인 환경부와 서울시가 믿는 구석은 바로 4자 합의문의 '독소조항'이다. 입지 선정이 사회 갈등으로 지연될 경우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을 추진할 명분이 생긴다.

잔여부지 106만㎡의 추가 사용은 사실상 수도권매립지 영구화와 다르지 않다. 4자 합의문에는 면적만 나왔을 뿐 기한은 명시되지 않았다.

인천시가 최근 직매립 방식이 아닌 소각재 매립 방식을 전제로 자체 매립지를 조성하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14만㎡ 정도면 20년 동안 사용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단순 계산으로 수도권매립지 106만㎡는 150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폐기물 기술 선진화를 고려하면 사실상 영구화라고 볼 수 있다.

독소조항은 해석에 대한 여지가 있지만, 인천시가 자체 매립지를 추진한다는 사실만으로 매립기간 연장을 막을 명분은 부족하다. 공동으로 사용할 대체 매립지 확보를 전제로 3개 시·도가 공동 용역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자체 매립지 조성을 선언했다고 해서 공동 대체 매립지에서 발을 뺄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천시가 일방적으로 4자 합의를 파기했다며 대체 매립지 조성 중단을 선언하고, 독소조항을 근거로 수도권매립지 연장을 추진할 수 있다.

다만 106만㎡의 위치 또한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천시 입장에서는 행정구역상 김포시 관할인 4매립장에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매립장 운영을 위한 침출수 처리장과 매립가스 관로, 진출입로 등을 새로 설치해야 해 효율적이지 않지만, 최소한 매립장 위치를 인천에서 김포로 변경했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각종 폐기물자원 시설이 인천에 있어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놓이는 터라 잃는 게 더 많다는 분석도 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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