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 찾아서]화성 안녕동 '해장촌'

10시간 우린 국물에 든든한 살코기·곱창, 20여년 한결 같이… 속깊은 사장의 정성

손성배 기자

발행일 2019-08-19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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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곱창·갈비선지 '해장국 3총사'
직접 담근 김치·계절별 밑반찬
"밥장사가 아닌 식구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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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은 동트기 전부터 육수를 낸다.

한우 사골과 함께 펄펄 끓여진 돼지목뼈는 소쿠리에 담아 식혔다가 약불에 은근히 뜸을 들인다.

꼬독꼬독한 식감이 살아있는 한 그릇 해장국이 손님상에 나오기까지 10시간. 화성 안녕동의 '해장촌' 뼈해장국의 아침풍경이다.

주메뉴는 3가지. 솥에서 꺼냈다가 식혔다가를 반복하며 식감을 살린 뼈해장국과 사골 육수와 소 갈빗살을 함께 고아낸 갈비선지해장국, 양 끝을 묶어 곱을 꽉 채운 뒤 급속냉동을 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조리하는 곱창해장국이 그 3총사다.

뼈해장국에 들어가는 고기는 삶고 건조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뼈에 붙은 살이 젓가락도 닿기 전에 바스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형체를 잘 유지하던 고기에 젓가락을 대면 마법처럼 뼈와 살이 분리된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은 20년 노하우의 결정체다.

갈비선지해장국은 전날 거나하게 한잔 걸친 이들이 다시 소주를 부를 만한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부드러운 갈빗살과 우거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서다. 선지도 무한 리필이다.

해장국에 곱창이 퐁당 빠졌다. 당면과 팽이버섯이 식감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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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에 옮겨 펄펄 끓이는 동안 소곱창을 품은 육수가 진하게 올라오며 알코올에 찌든 속을 각성시킨다.

기본 밑반찬도 맛깔스럽다. 직접 담은 김치, 깍두기는 두 말할 것 없고, 숨은 별미로 셀프 바의 볶음김치는 일품이다. 가을에는 삭힌 고추, 늦가을에는 김장무로 담은 무짠지, 봄에는 오이지를 낸다. 전남 광양에서 공수한 최고급 매실로 직접 담은 엑기스가 주된 양념이다.

최연옥(65·여) 사장은 1997년부터 이 자리에서 매일 아침 문을 열었다. 오전 3시 30분에 출근해 1시간여 재료 손질을 하고 있노라면 아침 일을 나가는 건설노동자들이 자리를 잡고 앉는 것이 일상이다.

주말에는 융건릉을 찾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한 그릇 뚝딱 하러 온다. 최 사장은 "단순한 밥 장사가 아니라 더불어 밥을 나눠 먹는 식구들이 다녀간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준비한다"며 "앞으로 힘이 닿는 데까지 지금 이 자리를 지키며 식구들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뼈해장국, 갈비선지해장국, 곱창해장국 모두 7천원. 감자탕은 2만~3만원. 낙지곱창전골은 2만 5천~3만5천원이다.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화성 안녕동 효행로 509, 문의: (031)223-2922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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