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대인이 민주당에 투표한다면 엄청난 불충"

유대계 단체, 트럼프 대통령 발언 비난…"역겹다"

연합뉴스

입력 2019-08-21 09: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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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재선 캠페인 모금행사가 열리는 뉴욕주 롱아일랜드 햄프턴스로 가기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루 동안 내년도 대통령 재선 캠페인을 위한 모금행사 두 곳에서 1천200만 달러(145억 원)를 거둬들였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민주당에 투표하는 유대인을 가리켜 '무지하거나 불충하다'며 비난했다고 AP와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회담 도중 최근 이스라엘이 방문 신청을 거부한 민주당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 2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민주당에 표를 주는 유대인은, 내 생각에 지식이라고는 전무하거나 엄청난 불충을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스라엘을 증오하고 유대인을 증오하는 두 사람으로 인해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를 끊자는 대화를 나눈다는 생각 자체가 5년 전, 아니 3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스라엘보다 이 두 사람을 옹호하는 민주당은 뭘 하나"라며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 소속 라시다 틀라입 의원과 일한 오마 의원을 표적 삼아 민주당에 대한 유대인의 반감을 조장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내 유대인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미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도 유대인의 79%가 민주당 후보자에게 표를 줬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전략은 실패한 모양새다.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상당수의 유대인 관련 단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불충' 발언을 비난해서다.

친 이스라엘 단체인 J스트리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역겹다"고 평했다.

미국 유대인 민주위원회의 헤일리 소이퍼 상임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유대적 수사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유대인이 자신에게 '충실'했으면 해서 한 발언이라면 그는 현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대인의 투표 행태를 연구하는 매트 복서 브랜다이스대 교수는 유대인이 민주당을 전통적으로 더 지지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이민자와 소수인종에 대해 더 열린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평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거침없이 비난해온 틀라입 의원과 오마 의원은 최근 함께 이스라엘을 방문하려다가 입국을 거부당했으며, 이스라엘의 입국 불허 결정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사실이 알려져 여야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애초 이들 의원의 입국을 허용하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두 사람의 입국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결정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