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건강한 조직문화, 지속가능한 조직성장의 갑

주한돈

발행일 2019-08-22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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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시 했던 '직장내 괴롭힘' 금지
법 발효 한 달새 접수된 진정 380건
'밥벌이' 아닌 '행복' 느끼기 위해
인격적인 배려·인정 반드시 필요
변화 실천하면 '진정한 갑질' 체득


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아~ 이놈의 직장 때려치우고 싶다!" 직장생활 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내뱉었을 말이다. 이러한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일보다 사람'이라고 한다. 상사의 부당한 지시, 무시, 폭언, 비아냥거림, 동료의 험담, 따돌림, 외모, 성별, 학력 등을 이유로 한 차별대우, 술자리 강요 등 어찌보면 예전에 한번쯤은 겪었지만 당연시되어 참아내야 했던 직장 내 괴롭힘이 2019년 7월 16일부터 법으로 금지되었다.

오히려 애매한 규정과 확인절차에 대한 우려와 냉소도 있지만, 법제화되었다는 것에 대해 우선 의미를 두게 되는 이 법률의 시행 시점에서 본인이 근무하는 조직에 대하여 각자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현재의 조직에서 오랜기간 근무하면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조직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이라는 것을 그동안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이렇게 사회적 이슈가 되어 요구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우리 조직을 바뀐 사회통념에 비추어 철저히 다시 돌아보고 시스템을 신속히 혁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미 기존 문화에 젖어있는 틀은 조직을 제대로 돌아보기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갑질의 주체가 '내가 갑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대한항공의 조현아 전 부사장이나, 직원에 대한 폭행과 폭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또한 자신의 오류를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인지는 가정과 학교, 그리고 인간관계 곧 개인 삶의 축적된 문화의 산물로 쉽게 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 법이 발효되고 최근 한 달 사이 이 금지법에 대해 접수된 진정건이 벌써 380건이 넘었다고 한다. 이전의 잣대와 인식에서 탈피하여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만 한다.

조직의 인식변화 정착을 위한 시스템 개선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신규사원 채용 시부터 취업규칙에 금지법과 관련한 고충상담, 처리절차 등을 고지하고, 전체 직원들에게 비행위임을 알 수 있는 사례들을 명확히 주지시켜야 한다. 더불어 가해자에게는 강력한 제재가 따른다는 사실을 사전 고지하고, 사건이 발생했을 시에는 피해자 보호 및 규정에 따른 강력한 징계로 재발을 막아야 한다. 조직의 체질개선을 위한 교육 및 아이디어 수렴 등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의 성장을 위해 지금이야말로 전사적으로 크게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국민의 대부분이 하루의 반 이상, 혹은 생의 3분의 1 이상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이 '직장'이라는 곳에서 밥벌이 수단이 아닌 진정한 삶의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인격적인 배려와 인정의 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성과만 좋은 직장은 있을 수 있지만, 문화만 훌륭한 직장은 없다. 상호 존중·배려하는 직장문화는 조직을 건강하게 하며, 직원들에게 애사심과 자부심을 갖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문화의 힘은 당연히 지속가능한 조직성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젠 문화가 경제를 지배하는 시대다. 국제적으로도 문화가 일으키는 엄청난 경제적 시너지를 우리는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 시너지를 위한 변화를 직접 실천함으로써 건강한 조직문화의 진정한 갑질을 우리는 분명히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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