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246개 공모사업 경쟁에 '허리 휘는 일선교사'

김성호 기자

발행일 2019-08-22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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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실적욕심 무리한 사업유치
연구 활동·교육과정 준비 '소홀'
업무부담 가중 수업질마저 하락
교육청 "부작용 해소 개선할 것"

인천시교육청이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모사업 예산이 일부 학교로 쏠리고, 과도한 공모사업 유치 경쟁으로 교사의 업무 부담까지 늘고 있다.

교사들은 무분별한 공모사업 신청으로 교사 업무 부담이 가중돼 수업의 질마저 떨어지고 있다며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공모사업이란 학교별로 특색교육활동을 운영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특성화 학교 지정에 따른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현재 250여개 분야의 공모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의 A고교는 지난 한 해에만 무려 25개의 공모사업을 유치해 6억여원의 예산을 따냈다.

지난해까지 이 학교에서 근무했다는 B교사는 "학교가 유치한 과도한 공모사업으로 학교 분위기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공모사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교사들의 연구활동과 교육과정 준비는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고, 때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조차 버거웠다고 했다.

B교사는"사업 공모 시기도 제각각이어서 시도 때도 없이 교사들이 공모 계획서 작성에 매달리거나 사업 유치 이후에는 각종 연수와 회계 정산 업무로 고생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며 "학습 상담과 고충도 들어주지 못한 것이 제자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2019년 진행 중인 공모사업은 246개로 사업비는 260억원 규모로 공모 대상학교는 5천722개교다. 인천의 519개의 학교 수로 나누면 공모사업이 평균 11개가 넘고 학교당 5천여만원 꼴로 예산이 투입된다.

지난해 A고교 사례에서 보듯 사업이 일부 학교로 편중되면서 학교별로 불균형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또 일선 학교의 교육계획수립은 통상적으로 학기가 시작되기 이전인 2월에 마무리되는데, 교육계획 수립 후에 공모가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 교육과정과 사업이 따로 노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 같은 공모사업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공모사업개선추진단'을 운영해 사업 방식과 사업 수 등을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공모계획을 연초에 공지해 교육과정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학교별로 사업 개수의 상한선을 두거나 예산을 일률적으로 배분하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또 학교 참여가 적은 공모사업은 과감하게 폐지할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실적을 위한 사업 유치가 아니라 학교에 꼭 필요한 사업을 학교 구성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교실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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