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소하지만 절대 사소하지 않은 것들

김영중

발행일 2019-08-2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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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안전장치' 도미노 블록 채워
'불안전한 행동과 상태' 차단 사고 예방
'1 대 29 대 300' 하인리히 법칙 잘 기억
'안전한 삶'이란 공든탑 스스로 지켜야

김영중 인천소방본부장
김영중 인천소방본부장
2019년 상반기 인천지역에서는 총 830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중에서는 강력한 화세와 연소확대로 인해 대규모 소방력 투입이 필요했던 대응 1단계 이상의 화재도 9건이나 포함돼있다. 올해 상반기 화재 피해규모는 인명피해 53명(사망 5명, 부상 48명), 재산피해 149억여원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화재 발생 원인은 부주의 49%(408건), 전기적 요인 23%(187건), 기계적 요인 12%(100건) 순이었다. 장소별로는 주거시설 26%(219건), 산업시설 17%(138건), 자동차 등 12%(97건) 순이었다.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 2019년 강원 산불화재 등 최근 계속되는 대형 화재를 계기로 소방 정책과 화재예방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또한 크게 높아짐을 느낄 수 있다. 정부도 대형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 4월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소방청 등 관계기관이 함께 범정부 화재안전 특별대책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화재로 인한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흔히들 아는 '도미노 게임'은 연이어서 세워 놓은 도미노 블록의 한쪽 끝을 넘어뜨려 다음 블록을 넘어뜨리고, 그것이 그다음 블록을 연이어 넘어뜨리는 식으로 블록의 끝까지 넘어지는 과정이 이어지는 게임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어느 한 부분만 실수로 넘어뜨려도 전체가 와르르 무너지는 대참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상당한 집중력과 정밀함을 요구한다. '공든 도미노 탑'을 지키기 위해서 일종의 안전장치로 중간중간 도미노 블록을 비운 상태로 세운 다음 마지막 단계로 중간중간 비워둔 곳을 채우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안전관리'는 마치 도미노와 같다. 미국의 보험설계사였던 하인리히(H. W. Heinrich)의 '도미노 이론'에는 1단계 유전적·사회적 환경, 2단계 개인적 결함, 3단계 불안전한 행동·상태, 4단계 사고, 5단계 상해로 구성된 도미노 블록을 볼 수 있다. 순서대로 한쪽 끝을 넘어뜨리면 연쇄적으로 넘어가지만, 중간에서 어느 한 가지 요소라도 제거하면 연쇄성이 중단돼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인리히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단계인 '불안전한 행동 및 상태'를 제거함으로써 사고와 상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와 안전의식 제고 노력을 통해 '불안전한 행동과 상태'를 차단함으로써 화재 등 재난사고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인리히는 많은 사례를 분석해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작은 규모의 사고나 위험을 알리는 징후가 많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법칙에 따르면 작은 사고 29건이 일어난 다음, 큰 사고 1건이 생기는데, 그 전에 사고가 일어날 징후가 무려 300번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대형 사고는 중소형 사고나 위험이 누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마치 도미노와 같이 하나의 사소한 문제가 차단되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 연쇄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대형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항상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있고,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른다.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와 안전의식 제고 노력을 통해 '안전한 삶'이라는 '공든 도미노 탑'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1 대 29 대 300'의 법칙. 300번의 사소하지만 절대 사소하지 않은 것들, 내 주변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면서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 수많은 징조를 혹시 무심코 지나친 적은 없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때이다.

/김영중 인천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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