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한미일 정보공유 통한 '간접방식' 회귀

'한미일 정보공유약정' 따라 美 매개로 공유…지소미아 체결 전 채널
"日, 대북정보 기여도 낮아" vs "위성 7기 정보력 무시 못 해"

연합뉴스

입력 2019-08-23 10: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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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앞으로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는 미국을 매개로 한 간접교환 방식으로 전환된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상호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필요에 따라 직접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턴 2014년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TISA·티사)에 따라 정보를 공유하게 됐다. 티사는 3국 간 정보공유 체제로서 미국을 경유하도록 하는 간접교환 방식이다.

지난 2012년 지소미아를 추진하다가 무산된 이후 3국간 정보 공유 중요성이 제기되면서 그 대체 수단으로 티사가 체결됐다. 이후 2016년 11월 별도로 지소미아가 체결되어 한일 간 직접 정보공유가 이뤄졌다.

◇ 국방부 "필요할 경우 TISA를 통해 공유"…美 국방부 거쳐야 공유가능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23일 지소미아 종료 이후 한미일 정보공유 방식에 대해 "필요할 경우 티사(TISA·한미일 정보공유 약정) 통해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며 "(지소미아가 복원되지 않는 한) 일본과는 직접 정보공유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한일 양국이 추진하던 지소미아가 국내 반발로 무산되면서 한미일 3국은 티사를 대체수단으로 추진했고 2014년 12월 29일 체결됐다. 당시 한국과 미국 국방부 차관, 일본 방위성 사무차관이 서명했다.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화했다고 평가한 한미일 3국이 관련 정보공유 필요성 및 중요성을 공동으로 인식하면서 티사를 추진했다.

1987년 한미 군사비밀보호협정과 2007년 미일 군사비밀보호협정에 명시된 제3자와 정보공유 관련 조항을 근거로 3국이 정보공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티사 조항을 보면 한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은 서로 비밀정보 공유를 원할 때는 주고 싶은 정보를 미국 국방부에 먼저 제공해야 한다. 이를 접수한 미국 국방부는 미국 비밀등급과 동일한 수준으로 해당 정보에 비밀등급을 표시해 한국의 정보는 일본에, 일본의 정보는 한국에 각각 전달하도록 했다.

한일이 상호 공유하고 싶은 정보는 반드시 미국을 거쳐야 하는 불편함과 정보 유통의 신속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티사 체결 당시 국방부는 민감한 특급정보가 일본에 전달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일본에 제공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정보는 비밀등급 2∼3급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체결된 지소미아를 통해서는 보통 2급 수준의 정보가 교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 관련 정보를 1∼3급, 대외비, 특별취급 등으로 분류하는 데 1급 수준의 정보는 수집 수단을 노출하지 않는 시긴트(SIGINT·신호감청)와 휴민트(HUMINT·인적정보)를 통해 확보한 것이다. 미측은 그간 1급 수준의 대북 정보가 한국에서 공개되면 강력히 항의를 해왔다.

군 관계자는 "상호 교환하는 정보는 그 상황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꼭 2∼3급만 교환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때론 1급 수준의 정보도 교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티사에 따라 3국이 공유한 정보 중에는 1급에 준하는 것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티사에 따라 북한 핵실험 규모와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 규모, 핵실험에 사용된 방사성 물질 등의 일본 정보가 미국을 경유해 한국으로 전달됐다고 한다. 당시 국방부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그때 정보가 가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군사 전문가는 "정보는 분석 및 판단 주체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면서 "한미, 한일, 미일간 분석 자료를 통해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곤 한다"고 말했다.

지소미아는 국제법적 구속력이 있어 교환되는 정보는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 1급 이상의 정보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이런 구속력 때문이다.

반면, 티사는 기관 간의 약정으로 국제법적 구속력은 없다. 상대국이 1급 정보를 원한다고 해도 기밀 누설 등의 우려가 있으면 주지 않아도 된다. 이로 인해 티사를 통해 교환되는 정보 수준이 낮아질 수도 있다.

◇ 日 대북정보 기여도 평가 엇갈려…"기여도 낮아"vs"위성보유국 정보 막강"

지소미아 또는 티사를 통해 우리나라에 전달된 일본의 대북 정보 수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본이 제공한 정보는 엄격하게 관리되고, 공개되지 않아 그 수준을 파악하긴 어렵다. 군 당국에서도 해당 기밀등급 취급 인가자만 볼 수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이 운용하는 정보 자산과 정보 수집 방식을 통해 일본의 대북정보 수준을 가늠하고 있다.

'21세기 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인 류성엽 전문연구위원은 "일본 위성의 한반도 감시 가능 횟수는 하루 최소 1회에서, 최대 6회에 불과하며 이는 상업위성 수준의 임무 수행 능력"이라며 "영상정보 수집 면적도 1회 기준으로 북한 전체 면적의 6%, 6회 기준시 북한 전체 면적의 36.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RQ-4(글로벌호크)를 활용해 대북 감시정찰을 할 경우 북한 내륙에 200㎞ 이내로 접근하거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해야 하는데 북한은 공해상이라 하더라도 동해상에서 북한 내륙으로 접근해 들어오는 행위에 대해 과거 적극적으로 무력 대응한 사례가 있어 이 또한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류 전문연구위원은 "대북 정보분석 때 일본 정보의 기여도는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적외선영상(ISR) 7기를 운용하고 있는 일본의 대북 정보력은 막강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북 정찰 능력 측면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격차는 크다. 일본은 ISR 위성 7기와 1천㎞ 밖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탑재한 이지스함 6척, 탐지거리 1천㎞ 이상 지상 레이더 4기, 공중조기경보기 17대, P-3와 P-1 등 해상초계기 110여대 등의 다양한 정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대북 정보수집을 전담하는 위성은 하나도 없다. 정부는 한반도 전구(戰區) 감시정찰 능력 개선을 위해 2023년까지 군 정찰위성 5기를 전력화하기로 했다.

이는 사업비 1조2천214억원을 투입해 영상레이더(SAR)·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 등 5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사업 종료 목표 연도가 2024년에서 1년 단축됐다.

천영우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은 우리는 1대도 없는 대북 정찰위성을 7대나 운용하고 있다"면서 "수조 원에 달하는 일본 위성 7대가 수집한 영상 신호 정보를 돈 한 푼 안 들이고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데 협정 파기는 어이없는 자해행위"라고 말했다.

군의 한 전문가는 "한반도 유사시 정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따라 앞으로 정보 하나라도 더 끌어모을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