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운정 대중교통 해결책 '경쟁체제' 떠오른 이유는

'서울행 버스 부족' 지친 시민들… 업체 일방운행 중단 트라우마도

이종태 기자

발행일 2019-08-26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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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광역노선 정류장 길게 줄서
5년전 경영난 14개 노선 폐선 추진도
독점 폐해 '시민의 발 볼모' 이익만

세금 낭비 방지·서비스 향상 필요
보조금 입찰 도입·환승체계 개선도


파주지역 버스운송업체가 운정~고양 일산, 서울 광화문 간 노선에 타 지역업체의 참여가 검토되자 '파업'을 들먹이며 반발(7월 26일자 8면 보도) 하고 있는 가운데, 운정신도시 주민들이 '경쟁체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운정 주민들은 대중교통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5년 전 관내 버스업체가 운정~서울 간 버스운행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면서 엄청난 고통을 받았고, 지금도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 운정신도시 내 정류장을 비롯해 서울 광화문, 남대문, 서울역, 여의도, 강남역, 영등포역 등지 광역버스 정류장에는 승객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운정과 서울 도심을 오가는 버스가 절대 부족하다 보니 몰려드는 승객을 제때 실어나를 수 없어서다. 운정~서울 간 광역버스 현황과 문제점 및 개선방안 등을 살펴본다. → 편집자 주

■ 운정 ~ 서울 간 광역버스 현황


파주지역 시내·시외버스는 98개 노선에 632대가 운행되고 있으며, 이중 지역 운송업체인 신성(신성여객·신성교통)이 운정 ~ 일산·서울 등 30개 노선 243대, 신일여객이 문산~ 금촌·삼송·서울 등 43개 노선 117대, 파주선진(신규업체)이 운정 ~강남·여의도 등 2개 노선 18대를 각각 운행하고 있다.

나머지 23개 노선 210대는 11개 관외 운송업체로, 지방 장거리 고속시외버스 3개 업체 44대와 시내버스 8개 업체 14개 노선 210대다.

■ 2014년 3월 버스운행 중단


신성은 경영난을 이유로 2014년 3월 8일 오전 5시 30분 첫차부터 파주 시내와 파주∼서울 등 10개 노선버스의 운행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중단 노선은 운정신도시와 서울 강남·여의도를 잇는 광역급행버스(M버스) 2개 노선, 영등포·합정·김포공항 등 광역좌석버스 4개 노선, 시내버스 4개 노선 등 총 10개 노선 54대였다.

신성은 당시 운행 중이던 39개 전체 노선의 4분의 1을 세운 것이다. 이어 열흘 뒤 중단 노선의 '폐선'을 시에 신청했다.

시는 즉시 전세버스를 투입하고 다른 운수업체의 버스를 대체 운행토록 했다. 또 운행 중단을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중단 노선당 하루 15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신성을 강하게 제재했다.

운정 주민들도 "40년 넘도록 경쟁 없이 버스사업을 독점하던 기업이 '서민의 발'을 볼모로 이익만 챙긴다"고 맹렬히 비난하며 경쟁체제 도입을 주장했다.

운행이 중단된 신성의 버스 노선은 즉시 매각이 추진돼 4월 24일 김포시 소재 선진운수가 운정~여의도 8대, 운정~양재역 10대의 노선권을 인수해 운행을 재개했다.

■ 버스운행 중단 원인


신성은 '누적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지만 시는 겉으로 누적 적자를 내세우지만, 속내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적자 노선을 없애거나 지원금을 더 받아내려는 목적으로 판단했다.

당시 시는 신성의 경영난 호소에 9월에 지급될 보조금 8억원을 미리 지급하는 등 10여 항목에 걸쳐 연간 150억원을 신성 측에 지원하고 있었다.

시는 신성의 2009년 이후 누적적자 458억원 중 파주지역 버스 운행으로 발생한 적자는 극히 일부고, 오히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려다가 적자를 키웠다고 반박했다.

당시 시는 "신성이 2007년 10월 고양시 진출을 위해 고양지역 운수업체로부터 15개 적자노선 버스 166대를 인수했다"며 "독과점적 지위와 선거를 이용해 다른 곳에서 발생한 적자를 만회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신성은 운정신도시 개발 이후 신설된 노선에 많은 버스가 투입됐으나 입주 지연으로 예상보다 승객이 적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반박했다.

신성 관계자는 "운정신도시 입주가 지연돼 전체 노선의 10% 수준인 4개 노선만 수익을 내고 나머지 35개 노선은 적자였다"고 해명했다.

■ 개선 방안은


현재 경기도 버스회사들은 정부와 경기도 및 시·군으로부터 연간 4천억원이 넘는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많은 회사들이 자본 잠식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다 보니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노선버스를 운행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농촌·산간 등 만성적자 노선의 경우 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버스공영제'를, 도심 운행 적자노선에는 '준공영제'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공영·준공영제 역시 지원금(세금) 낭비를 막고 버스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보조금 입찰제'와 같은 '경쟁체제'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운정신도시의 경우 주민들이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대중교통'을 꼽고 있는 만큼 흑자노선에도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경쟁체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버스와 철도 등의 '환승체계 개선'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노선버스의 운행이 중단될 경우 대체 교통수단으로, GTX·경의선 등 전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심순환버스 운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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