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속 '중구 일본풍 시설물' 철거 논란 재점화

김태양 기자

발행일 2019-08-26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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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앞 일본고양이
최근 한일 갈등이 커 지면서 철거논란이 시작된 인천시 중구청 앞에 세워진 일본 민간 풍속의 대표 장식물인 복 고양이 조형물 모습.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2007년 건물 14곳 외벽 리모델링
日 복고양이·인력거 동상도 세워
"의미없는 복원" 지역예술인반발

대립 장기화… '퇴출' 목소리 확산
구청측 잇단 민원에 이전 등 고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인한 한일 갈등이 인천 중구청 앞 일본풍 시설물 철거 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

인천 중구는 지난 2007년 4억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구청 앞에 일본풍 거리를 조성했다. 과거 일본 조계지였던 구청 정문 앞 건물 14곳을 지원해 건물 외벽을 일본풍으로 리모델링했다.

당시 이 사업은 시민단체와 학계로부터 "리모델링이 건물 앞면에 30㎝ 정도 두께의 목재 장식물을 덧댄 것에 불과해 역사적인 의미가 없는 복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중구는 비판 여론이 일자 제물포 조약길 일대도 일본풍 건물로 바꾸려던 리모델링 2단계 사업을 중단했다.

중구는 지난 2014년에 별관청사 앞 인도에 일본 전통 장식물인 복고양이(まねきねこ·마네키네코) 한 쌍과 인력거 동상을 세웠다.

개항장 거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장소로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복고양이는 일본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식물이다.

재물과 사람을 부른다고 해 '행운의 인형'으로 불리며 일본의 상점이나 가정에 흔히 놓여 있다. 인력거는 개항 이후 일본인들에 의해 들어온 이동수단이다.

복고양이와 인력거 동상 역시 설치됐을 때 인천 개항장 역사를 과도하게 '일본풍'으로만 치장했다는 이유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반발을 샀다.

최근 한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또다시 철거 논란이 일고 있는 복고양이와 인력거에 대해 지역 역사학자들은 이번 기회에 일본풍 시설물을 철거하고, 제대로 된 역사 고증을 통해 개항장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천의 한 지역 역사학자는 "일본 조계지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개항장 거리를 조성하는 것은 좋지만, 복고양이와 같이 일본 문화를 강조하는 시설물은 이번 기회에 철거하는 것이 맞다"며 "중구에서도 제대로 된 역사 고증을 통해 개항장 거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 역시 한일 갈등이 시작된 이후 중구에 '일본풍이 짙은 중구청 앞 복고양이와 인력거상을 철거하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한일 갈등이 시작된 이후 일본풍 시설물을 철거하라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현재 복고양이 등 시설물을 지금 상태로 놔두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고, 이전이나 철거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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