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도권에서 '공공(公共)'의 씨를 말리겠다는 것인가

경인일보

발행일 2019-08-2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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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공공기관 이전 시즌2,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수도권에서 '공공(公共)'이란 명칭을 붙일 수 있는 모든 기관과 기업의 씨를 말리겠다는 여당의 의지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이민원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발제를 통해 1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제외된 210개 공공기관 전체를 2차 이전대상에 포함시켰다. 이것으로도 양에 안 찼던 모양이다. 아예 공공기관들이 투자하거나 출자한 회사 326개 중 279개(경기도 127개, 인천 13개)도 신규 지방이전 대상에 올렸다. 47개 기업은 제외시켰으니 그나마 고마운 일일까. 아니다. 인천공항에너지(주), 신평택발전(주), (주)KINTEX(킨텍스) 등 지역에서 빼려야 뺄 수 없는 지역밀착 기업들이다. 수도권에서 공공의 씨를 말리겠다는 의지를 감안하면 무척 아쉬웠을 것 같다. 지난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차 지방이전 대상으로 122개 공공기관을 지목했을 때 극렬하게 반대했던 수도권 민심이 우스워질 지경이다.

경인일보 기자들이 확인 취재에 들어가자 돌아온 대답은 중구난방이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 의원측은 "내년 총선 공약이나 정부 정책화 하기는 아직 섣부른 시점"이라며 한 발 빼는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국가균형발전위 측은 "수도권 소재가 불가피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든 공공기관이 지방이전 대상"이라고 솔직한 입장을 피력했다. 정치적 모호함과 정책적 선명함에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주도면밀하게 추진되고 있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이 이미 수도권과 지방 양쪽에서 수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2017년까지 153개 공공기관이 빠져나간 수도권의 빈자리는 아파트가 들어섰거나 잡초가 무성한 흉물로 남아있다. 공공기관이 들어선 지방 혁신도시들은 균형발전의 거점기능이 미미한 것은 물론 이전 지역내의 신구 도심 불균형을 초래했다.

그런데 1차 이전의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2차 이전을 착착 진행중이다. 공공기관은 물론 출자기업까지 500개에 가까운 목표를 설정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여당 의원측은 '검토안'에 불과하다고 말을 흐리지만, 한번 마음 먹은 정책은 여론과 상관없이 밀어붙이는 현 정부와 여당의 결단력을 감안하면 검토에 그칠지 의문이다. 수도권 국회의원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은 잔뜩 긴장하고 주시하고 반대 의지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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