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거법만은 제1야당과 합의처리해야 한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9-08-30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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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장관 후보인 '조국 사태'로 정국 혼란이 극심한 가운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패스트트랙 안건인 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개특위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바른미래당, 평화당 소속 의원 11명은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안을 통과시켰다. 한국당 요구로 27일 구성한 안건조정위를 28일 홍영표 위원장 직권으로 열어 개정안을 전체회의에 넘긴 지 하루만이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선거법 개정을 주도하는 범여권은 정개특위 활동시한이 다 된 데다, 한국당의 지연전술을 방치하면 내년 총선을 개정 선거법으로 치를 수 없다고 강행처리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을 범여권의 안정의석 확보 전략이라며 지연 전술을 편 것은 사실이다. 결국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에 공조한 여야 4당에게 역습을 당한 셈이고, 민주당 등은 총선 이전인 내년 1월까지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여야가 선거법 개정에 대해 각자 타당한 주장과 논리로 맞부딪히고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여당과 제1야당이 합의 처리하는 것이 민주주의 상식에 부합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대의민주주의의 요체는 국회이다. 그 국회를 구성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게임의 규칙을 가장 큰 정치세력인 여당과 제1야당이 합의하는 것은 원칙에 앞선 상식이다. 이런 상식을 다수결 원칙으로 무너뜨리면, 제1당이나 과반을 점유한 정당연합세력들에 의해 선거법은 수시로 전복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의민주주의를 위협하고 국회의 권능은 무력해진다. 더구나 바른미래당 정개특위 위원은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 당론의 일부만 대변할 뿐이다.

지역구 의석을 대폭 축소하는 선거법 개정안은 여당 내 일각에서도 반란표가 우려되는 중대사안이다. 본회의에 상정해도 표결과정에서 범여권의 뜻이 관철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만일 부결된다면 개정 과정의 대치정국이 무의미해지고 여권은 정국운영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반대로 통과된다 해도 앞서 밝힌 것처럼 다수정파에 의한 자의적 선거법 개정의 선례만 남길 뿐이다.

선거법 개정안은 앞으로 법사위에서 90일 동안 논의하게 된다. 이후엔 국회 본회의에 자동회부되는 만큼, 선거법 합의처리 공간은 법사위밖에 없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최대한 설득하고, 자유한국당은 대안으로 응해 합의처리안에 반드시 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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