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의무휴업일 '바꿨다 취소' 체면구긴 수원시

배재흥 기자

발행일 2019-09-02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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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요청에 추석당일로 휴무 변경
노조 "실제 종사자 의견 배제" 항의
市, 결국 철회 "합의된 줄 알아…"


수원시가 유통업계의 말만 듣고 관내 롯데·홈플러스·이마트 등 (준)대형마트들의 의무휴업일을 추석 직전 주말인 8일에서 추석 당일인 13일로 변경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바뀐 날짜에 맞춰 일을 해야 하는 대형마트 소속 노동자들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한 수원시는 결국 이와 같은 결정을 철회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마트산업노동조합 경기본부와 롯데·홈플러스·이마트지부는 지난달 29일 수원시청을 직접 찾아 시의 의무휴업일 변경 결정에 항의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지자체는 관내 (준)대형마트들의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다. 수원시는 매달 둘째·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고 있다.

롯데·홈플러스·이마트 등이 소속된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지난 7월 수원시 등 매달 둘째·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정한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이달 의무휴업일을 8일에서 13일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준)대형마트 입장에서 추석은 명절상품 등이 잘 팔리는 대목인데, 연휴 직전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못하면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취지다. 수원시는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였고, 관내 75개 (준)대형마트들의 의무휴업일도 8일에서 13일로 변경됐다.

그러나 사측으로부터 의무휴업일 변경 소식을 접한 마트 노동자들이 즉각 반발했다.

그간 의무휴업 확대와 명절 당일 휴점을 지속 주장해온 마트노조 관계자는 "실제 종사자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수원시와 마트 간 합의만을 갖고 의무휴업일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말로는 종사자들의 명절 휴식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장사가 안되는 명절 당일 대신 고객이 붐빌 것으로 예상되는 일요일에 장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트 노동자들의 반대로 지난달 30일 변경 결정을 번복한 수원시는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진 사안인 줄 알았다는 다소 무책임한 입장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마트들이)직원들 복지를 위한다고 하니 당연히 내부적으로 합의가 된 상황인 줄 알았는데, 서로 간 논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원점으로 되돌린 상황"이라며 "앞으로 이와 유사한 요청이 있을 때는 노사 간 합의 여부 등을 기본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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