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사고, 외고 없애면 입시교육 사라지나

경인일보

발행일 2019-09-0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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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사고 지정이 취소됐던 전국 10개 자율형 사립고가 극적으로 회생했다. 법원이 지난달 28일 경기 안산동산고와 부산 해운대고에 이어 30일 서울 8개 자사고의 지정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달 경희고, 한대부고, 숭문고, 신일고, 배재고, 세화고, 중앙고, 이대부고는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소송을 냈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정취소에 따른 일반고 전환으로 자사고들의 손해 발생을 인용 이유로 들었다.

안산 동산고 등 10개교는 한시적으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행정소송이 대법원에서 확정판결 나기까지 3년여가 소요되는 탓이다. 서울교육청은 8개교 지정취소처분 집행정지에 따른 혼란이 없을 것이라 강조했지만 향후 자사고 재평가 차질이 불가피하다. 내년에 평가대상인 전국 12곳 자사고들이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하더라도 역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자사고 지위가 일단 유지되기 때문이다. 외국어고 30곳과 국제고 6곳 등도 내년 재평가 대상이어서 재지정 탈락 학교가 많아질 경우 소송전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일어날 입시 차질은 더 큰일이다. 2020학년도 고등학교 후기입학 전형이 오는 12월 9일부터 시작되어 3개월 전인 9월 6일까지 학교 측이 입학전형을 만들어 교육청의 승인을 받아 공고를 내야해서 시간이 촉박한 것이다. 고교입시 준비 중인 중학생과 학부모들의 낭패는 점입가경이다. 서울의 한 중3 학부모는 "지역에 있는 자사고 진학을 준비하다 내년에 일반고로 전환된다고 해서 다른 학교로 진학할 계획이었는데 이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인 자사고와 외고 폐지가 근본원인이다. 자사고의 비싼 수업료에 기인한 '귀족학교' 비판에다 대입준비 기관화는 설상가상이었다. 진보교육감들과 전교조 등은 공교육 평준화를 내세운다. 그러나 특목고를 폐지하면 공교육이 정상화된다는 주장은 현실을 못 보는 청맹과니 소견이다. 자사고나 외고가 없어지면 강남 8학군 수요격증은 물론 일반고의 서열화까지 우려되는 것이다. 또한 고교평준화 강제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거이다. 입시교육 문제는 특목고 탓이 아니라 공공연한 대학의 서열화에 있다. 문재인정부와 진보교육감들은 지지집단의 '표'가 아닌 교육 현실을 직시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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