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단일안 합의 실패한 국민연금 개혁안

경인일보

발행일 2019-09-0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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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특위가 국민연금 단일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농사일은 태산인데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것을 보는 농부의 심정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데 국민연금을 받아가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니 불안감이 커진다. 국민연금 개혁은 지난해 8월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2057년이면 국민연금기금이 고갈될 것이란 재정 추계 결과를 발표하면서 논의가 진행됐다. 우여곡절 끝에 장장 10개월간 논의를 벌였으나 노동계와 경영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단일안을 만들지 못했다.

국민연금 개혁 단일안 실패는 내년 총선 등 여러가지 정치적 상황에 경사노위가 보험료율 인상이 부담스러워 결정을 미룬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일종의 책임회피다. 국민연금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밖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안정을 위해선 보험료를 내는 상한 연령을 연장하고, 연금 지급 시기는 늦추는 것이 마땅하다. 보험료는 조금 올리면서 수령액을 높이겠다는 발상은 미래세대에 모든 부담을 전가하겠다는 것밖에 안된다. 자칫 세대 갈등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연금 제도개선 작업은 차일피일 미뤄지고만 있다. 그래서 이번에 단일안을 도출하지 못한 게 아쉬운 것이다.

역대 정권마다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여론의 눈치를 보다 포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 합의안을 내놓을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합의안 도출 실패로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고 결국 국민의 불신을 키우는 꼴이 되고 말았다. 저출산과 고령화, 저성장 추세가 바뀌지 않는 한 국민연금은 고갈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전체 연금 제도 자체를 큰 틀에서 다시 짜는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개진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을 1%포인트만 높이면 연금 고갈 시기를 상당 기간 늦출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금제도 개선작업 못지않게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이제 국민연금 개혁은 국회로 넘어갔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손안에서 어떤 모습을 드러낼지 벌써 걱정이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재정을 동원해 기초연금을 인상하는 등의 방법은 꿈도 꾸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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