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민의 안전을 위한 행정에 '과유불급'은 없다

이영인

발행일 2019-09-0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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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등 붕괴 예견할 수 있는 단서 충분
권선구 아파트 균열… 3시간만에 본부 설치
민·관 하나가 돼 '지역 위기' 슬기롭게 해결
24시간 출동준비·과할 정도로 행정 펼칠 것


이영인 수원시 도시정책실장
이영인 수원시 도시정책실장
534명. 이는 작은 관심이 있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무고한 국민의 수다. 당시 삼풍백화점은 사고가 발생하기 수개월 전부터 균열 등 붕괴 조짐을 보였다. 성수대교도 상판부의 이음새에 심한 균열이 발생해 보수작업이 이뤄지는 등 사고를 예견할 수 있는 단서는 충분했다. 하지만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 잡은 '설마'라는 생각 때문에 사고는 갑작스럽게 찾아왔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달 18일 오후 7시 2분께 수원시 권선구 한 아파트 외벽에도 균열이 발생했고, 시민의 신고 이후 시는 상황 발생 3시간여 만에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를 설치했다. 다음날 곧바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아파트 자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 간단한 보수공사로 상황을 마무리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영화 '어벤저스'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1천400만605개의 미래 중에서 어벤저스가 승리하는 하나의 미래를 선택했듯이 수원시도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해 시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하기로 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 것"이라는 염태영 수원시장의 주문에 힘입어 시는 결국 문제의 배기덕트를 철거하는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공사는 당초 8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2~3일 안에 끝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물론 공기를 줄이기 위해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만일에 있을 사태에 대비해 수원시, 경찰, 소방 공무원 299명을 투입했고 해당 동에 사는 36가구, 77명 주민이 최대한 불편을 겪지 않게 수시로 지역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구호물품을 제공했다. 궁금한 사안이 있을 시 언제든 문의할 수 있게끔 상담 공간도 마련했다. 민간단체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자원봉사센터는 사랑의 밥차를 운영하면서 심신이 지쳐있는 주민들의 허기를 달래줬고, 해병전우회는 공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주변 차량을 통제하는 등 질서유지 업무를 담당했다. 그야말로 민·관이 하나가 돼 지역에 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표본 그 자체였다.

당초 철거 공사를 결정했을 당시 과잉 대응을 주장하는 주민이 대거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지만, 다행히도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에 걸쳐 진행된 공사기간 동안 크게 시를 질타하는 주민은 없었다. 오히려 '고생한다', '고맙다' 등 응원의 목소리가 더 컸기에 밤낮없이 일하던 모든 이들이 되레 큰 힘을 얻었다. 시민들의 응원 덕분인지 일련의 과정 동안 그 어떤 인명·재산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23일 폐기물을 정리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상황은 종결됐다.

이번의 사고를 돌이켜보면 신속한 시민의 신고, 발 빠른 현장행정, 민간의 지원 등 3박자가 골고루 갖춰진 하나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이 중 단연 돋보였던 것은 '과유불급'으로 볼 수 있던 행정을 믿고 응원을 아끼지 않은 시민들이다. 아무런 탈 없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게 협조와 응원을 보내 준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수원시는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과하다 싶을 정도의 행정을 펼칠 것이다. 또 단 1명일지라도 시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면 24시간 언제든 출동할 준비도 돼 있다. 나뿐 아니라 모든 수원시 소속 공무원이 같은 마음가짐을 갖고 있으니 125만 수원시민은 아무런 부담을 갖지 말고 언제든지 수원시청의 문을 두드려 주길 바란다.

/이영인 수원시 도시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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