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이란 굉장한 나라 될수있어…정권교체 바라지 않아"

"북한 엄청난 잠재력 있는 나라…많은 대화 오가고 있어" 구체 설명은 안해

북미협상 지연 속 대미 압박 北에 체제보장·경제보상 시사하며 협상 유인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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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북한과 이란이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고도 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가운데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 문제를 언급하며 협상 유인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취재진 문답 중 이란 관련 질문에 답하다가 "이란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들은 굉장해질 수 있고 우리는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오래 전에 교훈을 얻었다. 그들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며 아주 중요한 합의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어떤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 문제가 가장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허리케인 도리안 관련 브리핑을 받은 후 취재진과 가진 문답에서도 이란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우리는 (이란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잠재력을 이용하고 싶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다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고 본다. 그들은 이를 이용하고 싶어할 것으로 본다"고 갑자기 북한으로 화제를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관련 질문에 묻지도 않은 북한을 자꾸 연관지어 대답하는 데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가운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유인 의도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다'는 언급은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얻어낼 상응조치로 체제보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렉스 틸러슨 전 미 국무장관은 2017년 8월 북한의 정권 교체, 정권 붕괴, 급속한 한반도 통일, 38선 이북으로의 군대 파견에 선을 긋는 '4 NO'를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히는 건 드문 일이다.

북한의 성장 잠재력을 부각한 발언 역시 협상 재개를 통해 북한이 상당한 경제적 상응 조치를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유화 메시지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달 31일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며 대미 압박 담화를 내놓은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차원의 답신으로도 볼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최 제1부상의 담화와 관련해 "북한의 카운터파트로부터 답을 듣는 대로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조속한 협상 재개를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연달아 공개석상에서 이란 관련 문답을 하다가 북한의 잠재력을 언급했었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도 이날 이란 제재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강조하다가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기도 했다.

훅 대표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김정은과 두 차례 만났다. 그(트럼프 대통령)는 양자 외교를 믿는 사람"이라고 했다가 취재진이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세 차례 이뤄졌다고 지적하자 "세 차례가 맞고 내 요점이 더욱 강력해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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