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뱃삯, 비수기때 하라" 아우성

또 시작된 백령도·대청도 '추석연휴 배표 품귀 대란'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19-09-09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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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배표 매진
8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 설치된 무인발권기에 추석 연휴 배표가 매진돼 잔여석이 없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 '승선료 무료혜택 사업'
귀성·관광객 몰리며 '조기매진'
"명절 되면 난리" 현지인 분통
市 "주민 우선 교통 확보 최선"


지난해부터 명절 연휴만 되면 인천 옹진군 백령도·대청도 주민과 귀성객들 사이에서 '배표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가 명절 연휴에 모든 국민에게 연안여객선 배표를 무료로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뜩이나 배표가 부족한 섬 주민과 귀성객에 관광객 등 외지인까지 섬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섬 주민들은 "명절을 보낼 수 없다"며 "차라리 비수기 때 국민에게 뱃삯을 무료화하라"고 아우성이다.

8일 한국해운조합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부터 연휴 첫날인 12일 인천에서 백령도로 향하는 여객선표는 매진됐다. 추석을 지낸 14~15일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배편도 마찬가지로 매진된 상태다.

하지만 연휴기간 배표가 없어 고향을 찾지 못하게 생겼다는 섬 주민과 그 가족들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옹진군에도 관련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백령도에 사는 한 50대 주민은 "육지에서 직장을 다니고 대학교에 재학 중인 두 자녀가 배표를 예매하지 못해 섬에 들어올 수 없게 됐다"며 "명절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백령도에서는 도저히 가족들과 연휴를 보낼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평상시 인천항에서 백령도·대청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하루 3척이고, 좌석 규모는 1천347석이다. 인천시 등 관련 당국은 선사와 협의해 백령도·대청도행 여객선 2편(874석)을 늘렸지만, 섬 주민과 귀성객 '배표 대란'은 해결하지 못했다.

섬 주민들은 그 이유를 인천시의 '명절 연휴 전 국민 연안여객선 승선료 무료혜택 사업'에서 찾고 있다.

인천시는 섬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11억원을 투입해 이달 11~15일 인천 10개 연안여객항로 여객선 운임을 모두 지원할 예정이다.

인구는 많은 반면 여객선 운항횟수는 적고 거리가 먼 백령도·대청도에 귀성객과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배표가 동이 나버린 것이다. 백령도·대청도 배표는 이미 한 달 전부터 남아있지 않았다고 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 추석 때 별도로 각 면사무소를 통해 주민과 출향민 여객선 예매를 접수했는데, 예매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해마다 백령도와 대청도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주민을 우선으로 해상교통편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효신 백사모(백령도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은 "여객선 운임 지원사업이 좋은 취지의 정책인 것은 분명하지만, 명절에는 주민이 피해를 입는 것도 명확하다"며 "차라리 관광객이 줄어드는 비수기에 일정 기간을 정해 뱃삯을 무료화하는 것이 주민도 좋고, 관광 활성화에도 이바지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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