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오후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
재판 언급 일절 없이 '도정에 집중'
대통령 주재 '태풍 영상회의' 참가
'안전유의 당부'가 유일한 메시지
변호인단 "배보다 배꼽이 큰 격"
예상 밖 결과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주말 내내 침묵했다.
지난 6일 항소심 선고공판 이후 '이 지사 측'과 변호인단, 대변인의 입장으로 갈음했을 뿐이었다. 재판 결과에 대해선 묵묵부답인 상태로 그는 주말 새 태풍 '링링'의 상황을 점검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6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받아 든 이 지사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청사를 떠났다. 이후 발표된 이 지사 측의 입장문에는 즉각 상고하겠다는 뜻이 담겨있었다.
이 지사 측은 "친형 강제 진단 의혹(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이 무죄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방송 토론의 발언 일부를 두고 유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법원에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흔들림 없이 도정에 임하겠다"고 했다.
함께 발표된 변호인단의 입장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어 8일 김용 도 대변인이 SNS를 통해 "친형 강제 진단 시도 의혹에 적용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인정하면서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것은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라며 "더군다나 지난 20대 총선 국회의원 당선자 중 허위사실 공표 죄로 기소된 이들 중 누구도 90만원 이상의 형을 받은 이가 없는데, 300만원 양형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작 이 지사는 재판 결과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무죄를 이끌어낸 데다 항소심에서 1심 결과를 뒤집을 만한 '반전 포인트'가 없었다는 게 지배적인 평이었던 만큼 이 지사가 받은 충격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선고공판 이후 지지자들이 울분을 터뜨리고 온라인에선 무죄 탄원 서명운동까지 전개되고 있지만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면서 태풍 '링링'에 대한 상황 점검에 몰두했다. 항소심 선고공판 직후 그는 대통령이 주재한 태풍 '링링'관련 영상회의에 참가했다.
이후 같은 날 SNS를 통해 태풍 피해와 관련,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항소심 선고공판 이후부터 8일 오후 현재까지 유일한 그의 SNS 메시지였다.
경기도 역시 태풍 피해에 대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는 한편 청년기본소득, 공사장 안전실태점검 등 이 지사가 중점을 둬온 정책들의 진행 상황을 살피는 데 주력했다.
8일 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도에는 태풍 '링링'으로 인해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한편 공공·민간시설에서 1천185건의 피해가 있었다.
농·어업분야 피해 면적도 2천176ha에 달했지만 앞선 태풍보다는 피해가 적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도는 추석을 앞두고 있는 만큼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해 응급 복구·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이날 김희겸 도 행정1부지사는 화성시 과수 농가 등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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