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국 정국' 벗어날 대통령의 결단 절실하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9-09-0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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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 국민의 시선은 온통 청와대에 집중됐다. 이날 중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지켜본 것이다. 결국 이날 문 대통령은 결정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등 여권 내부의 조 후보 결사 보호 의지를 감안해 이날 중 조 후보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고민이 그만큼 깊어졌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청문회를 거친 뒤에도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며 조 후보 임명 강행을 기정사실로 여겼던 여권 내부의 상황이, 검찰의 조 후보 부인 기소 결정으로 인해 대통령의 고민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신신당부했다. 그런 입장에서 여당의 검찰 비난에 동조해 조 후보 임명을 강행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대통령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한다. 조 후보에 대한 인간적, 정치적 신뢰가 컸던 만큼 그와 그의 가족이 그럴 리 없다는 개인적인 믿음도 클 것이다. 그에 대한 신뢰를 거두었다가, 만에 하나 조 후보와 그 가족들에 대한 세간의 의혹이 모두 허위로 밝혀진다면, 감당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낄 것을 우려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고의 공인이다. 고민의 기준은 조 후보와의 개인적 신뢰가 아니라, 국정의 안정과 국민의 상식이어야 한다. 조 후보가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기 힘든 이유는 분명하다. 아내가 기소된 법무부 장관이 기소 주체인 검찰을 지휘 감독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것이 국민의 상식이다. 더군다나 외교, 안보, 경제 전 분야에서 위기의 신호등이 깜박이는 상황에서 '조국 정국'으로 민심이 산산조각 난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대통령은 이제 결단할 때이다. 조 후보를 아끼는 마음이 아무리 커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국가의 안녕에 비하면 사소할 뿐이다. 조 후보 임명을 강행하면 상상할 수 없는 정치·사회적 후폭풍이 들이닥칠 것이다. 대통령이 조 후보 임명을 강행해 그 후폭풍을 감당하고 책임질 이유가 없다. 조 후보가 검찰의 수사관문을 통과하면 그 때 가서 정치적 보상을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조 후보를 사퇴시키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의 결단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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