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송탄유 조달 '송진' 채취… 강화 석모도 소나무 상처 조사

1943년 4074t 포함 총 9539t 수탈
산림과학원, 1m 가량 자국 확인
생육지, 산림문화유산 등록 예정

일본이 일제강점기 전쟁 물자인 송탄유(松炭油)를 조달하기 위해 강화 석모도에서 송진을 채취하면서 소나무에 남긴 상처에 대해 산림청이 연구조사에 착수했다.

산림청은 석모도를 비롯해 전국 피해 소나무 서식지를 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할 계획이다.

송탄유는 소나무에 V자 모양의 상처를 내 흘러나온 송진을 끓여 만든 물질로 예로부터 약재와 등불의 원료로 사용됐다. 일본은 일제 말기 군용기 연료가 부족하자 한반도 전역에서 무차별적으로 소나무를 훼손해 송진(송탄유)을 채취해갔다.



일본은 1933년부터 1943년까지 9천539t의 송진을 수탈했다. 1943년에만 4천74t을 채취해갔는데 이는 수령 50년 소나무 92만 그루에서 채취해야 하는 양이라고 산림청은 설명했다.

일본은 이를 실제 비행기 연료로 사용하지는 못했으나 전쟁에서 패한 뒤 어선의 연료로 사용했다는 일본 기록을 산림청이 확보했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전국 분포도를 제작하기 위해 제보와 현장 답사, 문헌 기록을 통해 현황을 파악해왔다. 산림과학원은 피해 정도가 비교적 큰 울주와 평창, 남원지역을 중심으로 1차 연구를 진행해왔다.

산림과학원은 강화 석모도에서 이와 무관한 도시 숲 관련 연구 조사를 실시하던 과정에서 보문사 인근 소나무 30여 그루에 길이 1m가량의 패인 자국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산림과학원은 이 자국이 일제의 송탄유 강제 채취 자국으로 의심해 표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피해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했다.

피해 소나무는 송진 채취 흔적이 있는 방향으로는 나이테가 자라지 않고, 반대편으로만 나이테가 형성되는데 나이테 성장이 멈춘 시점이 1930년대인 것으로 나왔다. 나이테의 성장 시점은 그해 지역 강수량과 기후를 대입한 연륜 분석 방식으로 추산한다.

산림과학원은 최근 1차 송탄유 피해 소나무 분포 지도를 만들었고, 석모도를 대상으로 추가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조사가 마무리되면 피해 소나무 생육지를 산림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송진 채취의 흔적을 기록한 안내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센터 박찬열 연구관은 "석모도의 경우는 다른 조사를 하러 갔다 우연히 발견했고, 다른 지역에 비해 훼손 폭이 넓고 길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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