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권력기관 개혁 매진, 마무리 맡기려 한다"

이례적 '대국민 메시지' 발표

이성철 기자

발행일 2019-09-10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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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위법 확인 안됐고 의혹만으로 임명 안하면 '나쁜 선례'
국민 상대적 상실감에 무거운 마음… 불합리 원천인 제도 고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저를 보좌해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그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게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조 장관을 비롯한 6명의 장관 및 장관급 인사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장관 임명 배경에 대해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국정운영 책임자로서 공약을 최대한 성실히 이행할 책무가 있다"며 "지난 대선 때 권력기관 개혁을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고 그 공약은 국민으로부터 지지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과제는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을 정권의 선의에 맡기지 않고 법 제도로 완성하는 일"이라며 "그 의지가 좌초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력기관 개혁을 최우선 기치로 내건 현 정부의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내면서 개혁 의지와 역량을 입증한 조 장관이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의혹 제기가 많았고 배우자가 기소되기도 했고, 임명 찬성·반대의 격한 대립이 있었다"며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며 대통령으로서 깊은 고민을 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청문회까지 마쳐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질 명백한 위법이 확인 안 됐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을 안 하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족이 수사대상이 되고 일부 기소까지 된 상황에서 장관으로 임명되면 엄정한 수사에 장애가 되거나 장관으로서 직무수행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많은 것도 잘 안다"며 "그러나 검찰은 이미 엄정한 수사 의지를 행동을 통해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히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면 권력기관 개혁과 민주주의 발전을 분명히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번 과정을 통해 공평·공정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평범한 국민이 느끼는 상대적 상실감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며 "무거운 마음이며, 정부는 국민의 요구를 깊이 받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정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반칙·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국민 요구는 제도에 내재한 불공정과 특권적 요소까지 없애 달라는 것"이라며 "국민을 좌절시키는 기득권·불합리의 원천인 제도까지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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