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통제' 눈치보는 건설사… 유상옵션 늘려 '가격 착시효과'

황준성 기자

발행일 2019-09-16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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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 확장·에어컨 등 수천만원
과거 시장침체땐 대거 무상 제공
"직접 구매보다 비싸 공고 꼼꼼히"

정부가 분양가 통제에 나서자 건설사들이 '유상 옵션'을 대거 늘리면서 수분양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에 무상으로 제공하던 기본 사양을 유료로 전환해 낮춘 분양가를 충당하고 있는 것.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청약을 진행한 '철산역 롯데캐슬&SK뷰 클래스티지'의 평균 분양가는 3.3㎡(1평)당 2천260만원선으로 주변의 평균 아파트 가격(평당 2천400만~2천800만원)보다 저렴하다. 공급면적 82.74㎡·전용면적 59㎡(A타입) 기준 5억6천600만원대다.

하지만 여기에 유상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크게 달라진다. 이 단지에는 발코니 확장·시스템 에어컨·빌트인 가전기기·마감재·가구 등 추가 유상 옵션이 있어 풀옵션을 선택하게 되면 같은 형 기준 6억300만~6억600만원까지 껑충 뛴다. 분양가보다 최대 4천만원 가량 비싸지는 셈이다.

앞서 지난 7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광교산의 경우 청약 성공을 위해 무상옵션으로 발코니 확장을 내걸었지만 유상 옵션으로 시스템 에어컨(374만~1천82만원)·냉장고(620만원)·김치냉장고(130만원)·오븐(48만원)·쿡탑(27만~40만원) 등을 포함 시켰다.

향후 도내 분양될 아파트들도 비슷할 전망이다. 분양가 규제가 심한 서울 지역에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유상 옵션을 늘렸던 현상이 경기도까지 확산되는 추세여서다.

현행법인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을 보면 건설사는 발코니 확장·시스템 에어컨·붙박이 가전제품 및 가구(옷장, 수납장 등) 등을 별도의 유상옵션으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물론 건설사들은 분양 시장 침체 등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때에는 미분양을 막기 위해 유상옵션을 대거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눈에 보이는 분양가는 낮추는 대신 유상 옵션을 높게 받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분양 관계자는 "유상 옵션은 아파트 인테리어에 맞춰 설치되기 때문에 외관상은 뛰어나지만 같은 조건을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비싸다"며 "저렴한 분양가에 현혹되지 말고 어떤 유상 옵션이 있는지 공고문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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