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꿈의학교 통해 대입까지 성공한 학생들

"꿈의학교가 꿈 찾는 기준 제시… 생활기록부 그 이상의 가치"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9-09-16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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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 연극영화과 박나래

일반고 다니면서 뮤지컬 실무경험
같은 목표 친구들 만나 '영감' 얻어

#백석대 의상디자인학과 김윤진

직접 부딪혀 보니 더 배우고 싶어져
성적대로 진학하려는 후배에 추천

#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 김예진

시인 되고 싶었지만 공연도 관심
두가지 꿈 사이에서 답 얻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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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녀 문제로 교육 형평성 논란이 거세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대입제도 전면 검토'를 토대로 교육개혁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 방점이 고교서열화 해소와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등에 초점이 맞춰지며 교육현장의 설왕설래는 계속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신뢰를 강화하는 데 힘써야지, 정시인 수능 비중을 늘리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그러면서 시도교육감들은 '2015 교육과정'을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5 교육과정은 무엇일까. 그 핵심은 자유학기제로 대표되는 진로교육 강화에 있다.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든 아이들이 성적에만 목숨 걸지 말고, 중·고등학교 안에서 다양한 진로 탐색을 가능케 하자는 것.

하지만 현행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에서만 시행되는 탓에 학년이 올라갈수록 연계성이 떨어져 결국 기초 실력을 쌓을 기회만 놓친다는 현장의 비판에 직면해있다.

반면 자유학기제와 같이 진로 탐색을 주 목적으로 한 경기도교육청 꿈의학교는 그 확산속도가 빠르다. 2015년 143개 학교로 시작한 것이 이제 1천908개까지 늘어나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래서 꿈의학교를 통해 진로를 결정하고 대입까지 성공한 학생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이들은 꿈의학교 이력이 유용하게 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꿈의학교에서 진로를 확신하고 스스로 꿈을 따라 대학을 선택했다는 데 있다.

상명대 박나래
박나래

■ "꿈의학교에서 배운 실무경험을 토대로 당당하게 대입에 성공했어요."

상명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박나래 (21)씨는 고교시절 '콩나물뮤지컬 꿈의학교'에서 진로를 확신했다. 박씨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공연계통에서 일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사는 김포는 공연계통의 경험을 쌓을 만한 기회가 별로 없는 곳이라 고민이 많았다"며 "그러다 우연히 교문 위에 걸린 콩나물 뮤지컬 꿈의학교 현수막을 봤고 '이런 우연이 있을까'싶어 바로 활동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 꿈의학교에서 전문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또래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하며 무대에까지 올리는 실무경험을 톡톡히 쌓았다. 또 학교 안에서는 비슷한 꿈을 가진 친구들을 모아 문화예술을 공부하고 토론하는 동아리도 조직했다.

목 마른 자가 우물을 파듯, 스스로 나서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진로를 깊이있게 고민했고 마침내 확신했다. 그 결과 박씨는 수능 하루 전 수시전형을 통해 대학교 합격 통지를 받았다.

박씨는 "누구보다 자신있게 그간의 활동을 대입 자기소개서에 담았고 면접에서도 당당하게 꿈의학교를 이야기했다"며 "일반고를 다니면서 공연을 만든다는 건 흔한 기회가 아니다. 또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과 만나 많은 영감을 얻은 것 또한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백석대 김윤진
김윤진

■ "조금 더 깊이있게 배우고 싶다고 생각해 대학에 입학했어요."


백석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에 진학한 김윤진 (21)씨는 IT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의상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학교 안에서는 의상디자인과 관련된 경험을 할 수 없던 터라 한창 진로를 두고 고민하고 있을 때 꿈의학교 '디자이너포스 뿜뿜'을 추천받았다.

김씨는 "꿈의학교에서 의상디자인의 기초지식을 배우는 정도였지만 내 손으로 옷을 만들어보지 않았다면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고민만 했을 것"이라며 "대학 면접에서도 이 학교에 왜 왔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꿈의학교에서 배운 것이 인상깊어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진학을 원한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갈팡질팡하며 진로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종종 꿈의학교를 추전한다고 했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학과를 정하지도 못하고 아무 곳이나 성적 맞춰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꿈의학교를 추천한다"며 "친구들이나 후배들 중 꿈의학교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적성을 찾았다는 아이들도 있고, 나와 잘 맞지 않는 것을 깨닫고 다른 진로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선 친구들도 있다. 적어도 꿈의학교에서 나의 적성과 꿈을 찾는 판단 기준이 돼준다"고 강조했다.

추계예술대 김예진
김예진

■ "꿈의학교는 생활기록부 경력으로 쌓이는 것 이상의 더 큰 가치가 있어요."

김예진(22)씨는 어렸을 때 부터 시인이 되는 게 꿈이다.

그는 "워낙 어렸을 때 부터 문예창작과에 지원해 시인이 되길 원했는데 우연히 관람한 연극 공연을 보고 공연연출에도 마음을 뺏겨버렸다"며 "원래 생각대로 문예창작과를 지망해야 할지, 공연계통에 가야할 지 엄청나게 고민이 되던 차에 우연히 꿈의학교를 알리는 가정통신문을 보고 무작정 뮤지컬 꿈의학교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콩나물 뮤지컬 꿈의학교에서 뮤지컬 기획팀으로 활동하며 처음 무대와 관련된 일을 경험했다. 그는 어른의 개입 없이 순수하게 학생들의 힘만으로 무대를 올리는 경험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기전형을 통해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진학한 김씨는 "연극영화과 등에 진학한 친구들은 꿈의학교 활동을 자신의 포트폴리오로 제출해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나의 경우 꿈의학교가 대학진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았다"며 "하지만 두 가지 꿈 사이에서 고민하는 나에게 어디로 가야할 지 답을 주었고, 꿈의학교 활동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선도 넓어졌다. 단순히 글만 쓰는 것보다 훨씬 생각이 풍부해져 시를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꿈의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입시에 도움이 되는 활동으로 국한하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대학에 진학하고서도 꿈의학교 서포터스로 활동하며 후배들을 만나는데, 종종 생활기록부에 넣을 수 있느냐, 입시에 도움이 되냐 등을 물어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며 "나 역시 일반고를 나왔지만 학교 안에선 시를 쓰고 연극 기획을 고민하는 일을 할 수 없다. 학교의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꿈의학교에서 이 고민을 함께 해주는 좋은 어른을 만나 자발적으로 꿈을 결정하는 귀한 경험을 했다. 분명 생활기록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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