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더 환한 '수원역 홍등' 내년엔 불 꺼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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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 지나가고…-소방도로 개설 계획이 잡힌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15일 오후 외국인 노동자들만 서성거릴 뿐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성매매집결지, 외국인 노동자 몰려
소방도로 계획… 수십곳 폐업 전망
한터연합 "없어지면 어디로" 반대


추석 당일이었던 지난 13일 오후 3시, 수원역 매산로 1가 성매매집결지는 외국인 노동자들만 오갔다.

수원역쪽 입구에서 고객을 맞이하던 여울(40·여·가명)씨는 "불경기라곤 하지만, 그래도 추석이 대목"이라고 말했다.



화성 팔탄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A(20대·네팔 국적)씨는 뒷장 입구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수원역 성매매집결지는 '앞장'과 '뒷장'으로 나뉜다. 성매매집결지의 은어로 앞장은 내국인 대상이고, 뒷장은 외국인을 주고객으로 삼는다. A씨는 "한국 명절에 가족 생각이 많이 난다"며 "휴가가 짧아 고향에 갔다 올 순 없고 친구들과 나왔다"고 했다.

현재 수원역 성매매집결지의 업소는 75곳, 종사자는 220여명으로 알려졌다.

수원시는 최근 성매매집결지 뒷장을 관통하는 '소방도로' 개설 계획을 세웠다. 토지 수용·보상과 공사까지 약 2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도로가 신설되는 과정에서 30~40개 업소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올해가 수원역 성매매집결지의 마지막 추석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 7월 18일 시는 수원 도시관리계획(교통시설:도로) 결정 입안에 따른 주민의견 청취 열람공고를 냈다.

소방도로는 현재 뒷장에 난 폭 3m 보행로를 소로 3류(8m 미만) 6m로 넓히는 것이 골자다. 총 길이는 163m다.

인근 일부 상가점포 소유주들은 찬성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성매매집결지 업주와 종사 여성 등 72명은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1979년부터 업소를 운영한 고봉석(66) 전국한터연합 수원지부 회장은 "업주들은 대부분 70대에 접어들었고, 아가씨들도 청량리, 용산에서 수원으로 옮겨와 함께 살고 있는데, 없어지면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시 관계자는 "노후 건물이 밀집된 지역에 소방도로를 확보해 재난안전사고를 예방하고 가로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도로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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