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베이비부머 세대, 인생 2막 '재취업 전쟁'

퇴직후 '저임금·고용불안' 고통
억대 연봉자도 경력 살리기 어려워
계약직 아파트경비원 명절도 출근
편의점 열었지만 매출하락에 신음
"5060 일자리 문제 국가적 과제로"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 출생·57~65세)인 천모(59)씨의 가족은 올해 처음 '각자 추석'을 보냈다.

지난해까지 장남인 천씨 집으로 온 가족이 모였는데 올해는 천씨가 추석 당일 화성의 한 아파트단지 경비원으로 출근했기 때문이다.



9년 전만 해도 천씨는 1억원대 연봉의 '잘 나가는(?)' 자산운용사 직원이었지만, 퇴직 후 많은 나이 때문에 경력을 살릴 만한 직장을 찾지 못해 단순직 일자리만 전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달 초 경비원으로 취직했는데 이마저도 파리 목숨이나 다름없는 3개월짜리 계약직이다.

평생 몸담았던 은행에서 퇴직해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서모(63)씨는 추석을 잊은 지 4년 째다. 종종 발생하는 절도 사건과 치솟은 인건비 탓에 매일 오후 3~11시 시간대엔 서씨가 직접 편의점을 지킨다.

이번 추석도 지난 13일 오전 가족들과 차례를 지내고 허겁지겁 식사를 마친 뒤 편의점으로 출근을 했다.

서씨도 지난 2012년 퇴직할 즈음엔 연봉 1억2천만원의 은행원이었지만 현재 편의점은 매출 하락과 최저임금 상승 때문에 월 수익이 2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추석도 잊고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베이비부머는 이들 뿐만이 아니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의 지난 4월 조사(10년 이상 근로한 뒤 50세 이후 퇴직한 50~69세 1천808명 대상) 보고서를 보면 5060 세대 재취업자 절반 이상이 최소 2개 이상 일자리를 거쳤다. 퇴직 후 2번 재취업한 사람이 26.9%, 3번 이상도 24.1%나 된다.

게다가 50대 이상 취업자 수가 계속 늘어 일자리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50~59세 고용률은 75.4%로 전년 동기보다 0.6%포인트(13만3천명) 증가, 60세 이상은 1.4%포인트(39만1천명)나 늘어 갈수록 고령 구직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15~29세·30~39세는 같은 기간 각각 6만3천명 증가, 9천명 감소에 그쳤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5060 퇴직자 재취업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일자리 정보를 위한 플랫폼 구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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