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청벼' 권하는 지자체들·농협… '혼합미 유통 위한 행정' 꼬집어

김영래·김동필 기자

발행일 2019-09-17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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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부비축미'로 지정 수매도
비바람에 강한 품종은 잡벼 취급

수확기를 앞둔 경기도 내 수도작(벼농사) 농가 상당수가 추청벼를 심었다가 벼 쓰러짐 피해(9월 16일자 8면보도)를 입은 가운데 경기지역 지자체와 농협, 민간RPC 등이 비바람에 강한 품종이나 수매가가 높은 품종이 아닌 추청벼를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혼합미를 유통하기 위한 수매 행정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일 도내 농가와 일부 지자체, 지역농협 등에 따르면 2018년도 경기도 수매 품종 비율은 추청벼 50.9%, 고시히카리 12.3%였으며, 올해는 각각 43.5%, 11.7%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자체의 경우 추청벼를 정부비축미로 지정 수매한다. 수매가가 높은 고시히카리 등의 품종이나 비바람에 강한 삼광벼 등의 품종이 아닌 추청벼를 권장하는 이유에 대해 일부 지자체나 단위 농협 등에서는 '안정적 수급'이라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지난해 경기 남부지역의 고시히카리(40㎏ 기준 산물벼) 수매가는 6만9천원 수준이었다. 이에 반해 추청벼는 6만2천~6만5천원 수준이었고, 비바람에 강한 삼광벼 등은 잡벼 수준으로 5천~1만원가량 낮은 가격에 수매됐다.

농민들은 이 같은 수매 정책에 대해 삼광벼나 잡벼는 묵은 벼나 지방에서 생산된 벼 품종과 혼합했을 경우 밥맛 저하 등 품질이 떨어지는 반면, 추청벼는 그렇지 않아 혼합미로 적합해 권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고시히카리의 경우 도정 후 여름철이 지난 후 품질이 크게 떨어져 혼합미에 적합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일부 민간 RPC의 경우 추청벼와 지방에서 생산된 벼 품종을 섞어 혼합미로 표기해 유통할 경우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아 추청벼를 권장하고 있고, 혼합미 대부분이 이런 유통구조나 생산구조를 통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화성지역 농민 박모(57)씨는 "추청벼 외 다른 품종을 심고 싶어도 지정하지 않은 품종의 경우 잡벼 가격으로 책정, 어쩔 수 없이 추청벼를 심는다"며 "결국 혼합미를 유통하는 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구조로, 혼합미 유통을 막는 것이 농촌을 살리는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정부 비축미 등의 품종선택은 농협이 관여하지 않는다. 자자체 몫"이라고 일축했다.

/김영래·김동필기자 yr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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