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돼지 이동제한 이틀 만에 해제 '도축장 북적'

손원태 기자

입력 2019-09-19 09: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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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대에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전국에 내려진 돼지 일시 이동중지명령이 해제된 19일 오전, 돼지 운반차량이 충남 홍성의 한 도축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홍성의 대형 도축업체 홍주미트에는 이틀 만에 열린 도축장 정문으로 돼지를 가득 실은 차량이 줄지어 들어섰다. 

19일 오전 6시 30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이후 전국에 내려진 돼지 이동중지명령이 풀리면서 도축을 기다렸던 돼지 사육농가가 몰리기 시작했다.

이 업체는 오늘 하루에만 돼지 2천500여마리를 도축할 예정이다. 평소보다 300여마리 더 많은 수준이다. 80명 가까운 직원들이 쉴 새 없이 작업해야 했다.

48시간 만에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되자 충남지역 돼지 사육농가를 비롯한 가공업체, 도축업체 등은 일단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시내 도로에는 발이 묶였던 돼지 사료 운반차량과 돼지 운반차들이 눈에 자주 띄었다.

통상적으로 돼지 경매시장에서는 생후 6개월·무게 130㎏ 안팎의 돼지가 상품으로 인정받는다.

이동제한 조치가 길어져 돼지 출하 시기를 놓치면 상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돼지 출하를 앞둔 농민들이 이틀간 가슴을 졸이며 기다린 이유다.

홍성에서 돼지 4천여마리를 사육 중인 한 농민은 "하루 이틀 늦어지는 건 문제가 안 되기 때문에 오늘 200여 마리를 제때 도축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농민은 "이동제한 조치로 ASF 확산을 하루 이틀 늦출 수는 있지만,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축차량 흐름에 혼선이 생겨 방역활동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동제한이 풀리면 차량·도축 물량이 몰리고 불안감을 느낀 주민들이 돼지 출하를 앞당기면 더 큰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48시간 이동제한 때문에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가공·유통업체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공업체는 돼지 도축 후 하루가 지나서 도축업체로부터 고기를 전달받을 수 있다.

이동제한조치 영향으로 전날 도축을 하지 못한 탓에 전국의 돼지고기 가공업체는 오늘(19일) 하루 통째로 손을 놓아야 한다.

오늘 도축한 물량을 내일 전달받으면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ASF 발병 이후 전국 돼지고기 경매가격이 치솟고 있어 걱정이다.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전국 10여 곳의 돼지 경매시장에서 매일 거래되는 경매가격의 평균을 내 결정한다.

그런데 전국 평균 돼지고기 경매(도매)가격이 ASF 발병 후 이틀 새 36% 가량 상승했다.

가공업체들은 경매 물량이 없는 오늘 이후 전국 경매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충남의 한 돼지고기 가공업체 경영인은 "돼지열병이 발병해 중간 가공·유통업체가 사들이는 돼지 한 마리 경매가격이 이미 15만원가량 상승했는데, 그렇다고 소매 가격을 곧바로 올리면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겠느냐"며 "지금은 적자를 보더라도 단골 거래처를 지키는 차원에서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축 물량을 확보해 단골 거래처에 고기를 공급할 수 있어 한숨 돌렸지만,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앞으로가 더 걱정된다"며 "돼지열병 종식 선언이 늦어져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돼지 사육 농가와 가공업체들의 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전국에서 돼지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충남도는 경기도에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충남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시에 준하는 행정력을 동원해 방역에 나선 상태다.

도는 홍성과 보령 등 11개 시·군 13곳에 운영 중인 거점소독시설과 이동통제초소를 18일부터 16곳으로 늘렸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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