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기관 농락한 '전표환치기' 범죄

경인일보

발행일 2019-09-20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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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서울지역 관급공사 발주처가 맺은 관급토사(관토) 반입(출)협약이 특정 운송업체들의 부당이득을 챙기는 일명 '전표환치기' 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과거 폐기물을 일반 쓰레기로 둔갑시켜 매립지에 반입해 불법 수익을 챙긴 범죄가 해당 수법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관리감독하는 관에서 운송경로를 확인하지 않고 전표를 발행하면 운송비 대부분을 불법이익으로 챙기는 수법이다.

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관행적으로 수년간 이 같은 반입구조의 행위가 성행했다는 데 있다.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되어야 할 서울지역 관급공사장들의 관토 상당량이 매립지가 아닌 경기도내 농지 등으로 불법 반출되고, 대신 인천지역 민간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토(私土)를 관토로 둔갑시켜 반입한 지 오래 됐다는 것이 업계의 증언이다. 그 규모 역시 많게는 1일 평균 4천830㎥ 규모로 23t 덤프트럭 320여대 분량이다. 운송업체들은 13㎥(23t 덤프트럭 분량)의 관토 물량이 발생하면 매립지와 가까운 인천지역 민간아파트개발현장에서 발생한 사토 13㎥를 관토로 둔갑시켜 매립지에 반입시켰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매립지공사와 서울지역 관급공사 발주처가 맺은 협약에 따른 반입물량은 30만3천92㎥ 규모, 23t 덤프트럭 2만3천대 분량으로 이중 일부가 이와같은 방식으로 매립지에 반입됐다. 운송비만 전체 60억원대에 이른다.

수도권매립지를 관리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필요한 물량만 받으면 된다'는 식의 행정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혹시라도 이 같은 관행적 행태를 알면서도 눈감아 줬다면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할 것이다. 관급공사를 관리하는 서울지역 관급공사 발주처 또한 문제다. 전표만 보고 운송비를 지급해주는 허술한 행정에 업자들이 사토를 관토로 둔갑시키는 일은 '일'도 아닐 것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발행한 전표에는 관토 반출 현장과 운반차량의 차량번호까지 표기된다. 지금이라도 발행된 전표 전량을 점검해 사토를 관토로 둔갑시켜 매립지에 반입시킨 행위자에 대한 불법이익을 환수하고, 적법한 절차의 관토 반입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이런 일이 수년여간 관행적으로 이어져왔다는 것에 대해서도 제도에 문제점은 없는 지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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