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골리앗 이긴 아·태 환경장관 포럼 유치

이재규

발행일 2019-09-2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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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도시 중심 '국제행사' 부산·인천 제쳐
수원화성·글로벌기업 견학·각종 이벤트등
수원시만의 '차별화된 강점 부각 전략' 주효
염시장, 20여년 동안 꾸준한 환경활동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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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사회부장
"골리앗을 이겼습니다! 시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광역도시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국제 행사를 중앙정부가 기초지자체에 맡겨준 일대사건."

염태영 수원시장이 SNS를 통해 수원시가 부산과 인천을 제치고 41개국 환경장관 등이 참여하는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 포럼'을 유치 확정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 말이다.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 포럼은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관하는 유엔환경총회의 지역별 준비 회의다. 아·태 지역 41개국 정부, 국제기구, 민간단체 대표 등 500여 명이 모여 환경 현안을 논의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들의 경쟁이 늘 치열했다.

지난 10일 오후 2시 최종 프레젠테이션 발표가 있는 현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염 시장은 입술이 바짝 말라 보였다. 발표 3일 전부터 시나리오를 직접 여러 번 수정하며 준비한 내용을 남김없이 설명해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었을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정"이라며, 좋은 꿈을 꿨냐는 질문에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1차 관문을 통과한 인천시와 부산시, 그리고 수원시 간의 경쟁은 말 그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인천과 부산은 국제행사 유치 경험과 관련 인프라가 풍부하지만, 기초단체인 수원시는 '국제회의의 인프라와 접근성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인천은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소비자연대, 인천녹색연합 등은 논평을 통해 "인천은 천혜의 생태환경을 품고, 각종 환경 현안과 지속가능 발전 관련 의제를 제기하고 논의하기에 적합한 도시"라며 전면 지원에 나섰고, 부산도 시의회는 물론 지역사회가 혼연일체가 됐다.

여기에 지난 8월 환경부 실사단이 방문했을 때 개최 장소로 신청한 수원컨벤션센터는 개관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은 데다 센터 주변은 시설 인프라 공사가 한창이었다. '미완성'이라는 것이다.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 19일 환경부는 "수원시가 2020년 열리는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 개최도시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국제행사를 유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열세를 뒤집고 환경장관 포럼을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원시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하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풍부한 문화·환경 인프라, 혁신적인 환경정책 우수사례, 자치단체장의 강력한 유치 의지 등도 한몫했다는 자평도 있다.

염 시장은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현장실사단 평가 분위기를 읽고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자치단체장의 유치 의지와 열정을 심사위원들에게 직접 어필하자는 판단 아래 직접 최종 프레젠테이션 발표자로 나서기로 하자 공직자들은 처음엔 반대했다고 한다. 자칫 탈락할 경우 부담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당일 발표 현장에서 염 시장은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 포럼 유치 이후에도 지속할 '환경수도-수원의 꿈과 진심(眞心)'을 발표했다고 한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최첨단 글로벌 기업들과의 연계한 특화된 견학프로그램, 행사와 연계한 각종 이벤트 등도 소개했다고 한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염 시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시민환경운동을 해왔고, 3선 민선시장으로서 지속가능한 도시의 모델, '대한민국 환경수도'를 향한 각종 시책을 펼쳐왔다. 수원시는 세계 3대 환경도시를 목표로 삼고, 세계 환경도시인 브라질 쿠리치바시(2006년), 독일 프라이부르크시(2015년)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래 꾸준히 환경정책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또 '세계지방정부협의체(ICLEI)' 세계집행위원, '아시아·태평양 도시협력기구'인 City Net 집행위원으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내년 9~10월 수원에서 열리는 환경장관 포럼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재규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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