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용의자 찾은 'DNA법' 인권·범죄해결 갈림길

지난해 '헌법불합치' 결정… 연말까지 개정 시한

김영래·배재흥·손성배 기자

발행일 2019-09-23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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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복절차 없어' 재판청구권 침해
국회, 헌재 취지 따라 2건 개정안
인권단체 "채취 범죄유형 축소를"
일선경찰 "과학수사 역할 커졌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33여년 만에 확인하는 데 기여한 'DNA법'이 지난해 8월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개선된다. 국회의 개정 입법 시한(2019년 12월 31일)은 100일(22일 기준) 남았다.

국회 개정안이 DNA 채취 영장 발부 과정에서 불복절차를 마련하자는 헌재 결정 취지에 그치고 있는 반면, 채취 대상 범죄 등을 명확히 규정하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구 미제로 묻힐 뻔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특정에 기여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은 2010년 7월 26일 시행됐다.

법 제정 취지는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강력범죄 발생시 등록된 DNA신원확인정보와의 비교를 통해 신속히 범인을 특정·검거하고 무고한 용의자를 수사선상에서 조기에 배제하자는 것이다.

DNA법 시행에 따라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DNA 신원확인 정보를 미리 확보·관리하는 DB가 생겼다. 경찰은 구속피의자와 범죄현장 DNA, 수형자 DNA는 검찰이 관리한다.

하지만 DNA 시료 채취 영장 발부 과정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헌재는 지난해 8월 의견 진술, 불복 절차 등을 두지 않은 DNA법 8조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2016헌마344)했다. 국회는 헌재 결정 취지에 따른 개정안 2건(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 김병기 의원 대표발의)을 내놨다.

인권단체는 더 나아가 대상 범죄를 현행 11개 범죄에서 살인·성폭력 등 강력범죄로 축소하는 등 구체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산인권센터 관계자는 "범죄 유형을 무시하고 무분별하게 DNA를 채취하는 것은 '빅브라더'의 인권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기결정권과 프라이버시는 절대 가벼운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DNA DB가 범인 검거에 높은 기여도를 보이는 만큼 초기 수사에서 DNA 확보를 강화하는 등 DNA법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과학수사 분야의 한 경찰관은 "DNA 기술은 1년 단위로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범죄 현장에서 DNA를 채취하는 과학수사대(KCSI)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30여년간 보관하던 증거물을 지난 7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재분석을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달 9일 경찰과 국과수가 피해여성 속옷 등에서 추출한 DNA를 대검찰청 수형자 등 DNA 데이터베이스에서 대조, 용의자를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부산교도소에 수감된 이모(56)씨로 특정한 뒤 경찰에 통보했다.

한편, 이씨의 본적은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진안동)로 확인됐다. 이씨는 1993년 4월 충북 청주로 이사하기 전까지 화성 일대에 계속 거주했다.

당시 수배 전단에 담긴 몽타주와 혈액형이 특정된 유력 용의자와 일부 상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단에는 용의자가 왼손 팔목 부분에 문신이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이 실렸지만, 이씨의 손목에는 문신이 없다.

경찰이 범인 혈액형을 B형으로 판단해 O형이었던 이씨를 용의선상에서 제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당시 수사경찰은 용의자의 혈액형을 특정한 바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김영래·배재흥·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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