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급증하는 다문화가정 폭력, 부끄러운 자화상

경인일보

발행일 2019-09-2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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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다문화가정 폭력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경찰청의 '2015년 이후 다문화 가정폭력 검거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다문화가정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검거건수는 총 4천300건인데 경기도가 1천687건으로 전국 1위에, 서울과 인천이 각각 2, 3위에 랭크된 것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탓이나 대한민국 수부(首府) 위상에 먹칠을 한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린다.

다문화가정 폭력 검거건수가 격증한 점도 주목거리이다. 지난해의 검거건수는 1천273건으로 2017년 대비 무려 51.7%나 늘어난 것이다. 금년에도 지난 6월까지 522건으로 기록경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7년 11월 서울에서 가정폭력 피해자가 보호받고 있던 쉼터에 한국인 남편이 침입해서 행패를 부린 사건 이후 경찰이 종래 피해자 보호에 중점을 뒀던 대응방식에서 가해자를 엄정하게 조치하고 입건 위주로 처리하는 식으로 변경한 때문이다.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인권유린 실제 사례는 이보다 훨씬 높다. 다문화가정은 2015년 29만9천241가구에서 2018년에는 33만4천856가구로 증가하면서 가정폭력도 점증추세이다. 국내 결혼이민자 및 귀화자가 33만여명인데 여성이 80%를 차지해 가정폭력 피해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결혼이주여성 중 42.1%가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실토했다. 한국인 부부의 가정폭력보다 무려 3.5배 이상인 것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시집온 여성들에 대한 구타와 폭언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국 국적 취득 애로 등 신고에 따른 불이익, 이웃에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 또는 남편 처벌을 원치 않아 신고를 꺼린다.

다문화가정의 자녀 교육도 걱정이다.지난 7월 전남 영암에서 베트남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동영상이 전 세계로 유포되면서 경찰청장과 국무총리가 베트남정부에 공식 사과하는 등 '한국은 결혼이주여성을 이유 없이 때리는 나쁜 나라' 오명을 뒤집어썼다. 유엔 인종차별위원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폭력피해 이주여성에 대한 한국정부의 태도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타령이 민망하다. 우리 농촌은 인구절벽으로 사라질 날이 멀지 않다. 최근 통계청은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서 2067년에는 국내 인구의 4분의 1을 외국인으로 추정했다. 다문화가정의 정상화에 배전의 노력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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