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 이대로 좋은가?

유관희

발행일 2019-10-03 제19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무분별 감사자료 요구 지방의회 권한 침해
행정 공백 발생과 인력·비용 낭비 주민피해
고유 지방행정 사무 자치의회에 전담 필요
감사원·행정자치부 '중복감사'도 개선해야


유관희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유관희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매년 가을 무렵이면 공직사회는 중앙과 지방, 부처와 기관을 불문하고 국회의 국정감사로 인해 한바탕 홍역을 치르게 된다. 그 중에서도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는 평소 감사원, 행정자치부와 정부 각 부처, 도의회 등으로부터 감사를 받으면서 국회 국정감사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정부기관들보다 더 극심한 업무 부담을 안게 된다.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에서 그 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비지원사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매년 지방자치의회가 담당하는 자치단체 고유의 사무에 대해서까지 무분별하게 감사자료를 요구하는 등 법을 지켜야할 헌법기관이 스스로 법을 위반하면서 지방의회의 기능과 자치단체의 고유권한을 침해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가기관들의 감사 과잉이 초래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보다도 국회의 법적 한계를 벗어난 월권적 감사로 인해 고유의 행정업무에서 지자체의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감사가 예고되면 그 시점부터 각 의원실에서 요구한 자료 준비를 비롯하여 모든 업무를 거기에 맞춰 조정해야만 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인력과 비용의 문제다. 국회에서 감사하는 내용은 대부분 감사원이나 행정자치부, 정부부처 합동 감사에서 이미 살펴봤거나 감사 예정인 것들이다. 그렇다고 지방자치단체에는 감사에 대한 대응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이나 인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감사 대상 업무도 특정부서나 몇몇 실무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서에 걸쳐 담당자들의 협업으로 실행된 것들인 만큼 감사에서도 그만큼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

결국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회의 위법한 감사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자치단체 공무원들도 감사 이후 가중된 업무 부담을 감당하는 불합리한 문제가 있음에도 같은 상황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위와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겪고 있는 감사 과잉, 중복 감사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서 그동안 공무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여러 단체와 관련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와 개선안이 제시되어 왔다.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개선방안은 다음 두 가지다.

첫째, 지방자치제도 발전을 함께 담보할 수 있도록 고유의 지방행정 사무는 자치의회가 전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사는 즉시 폐지하고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자치의회를 통한 간접감사로 대체되어야 한다.

둘째, 감사원과 행정자치부의 감사는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지방위임사무의 경우 행정자치부가 전담하고 감사원은 행정자치부를 비롯한 정부의 감사를 통해 간접 감사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올해로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지도 벌써 28년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 완전히 정착된 자치제도를 시대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여 자치권을 보다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중앙집권적 행정구조에 뿌리를 둔 중앙정부의 감사는 물론 국회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제도는 자치권 확대 차원에서 지방의회에 대거 이양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국회에서도 헌법개정시 개헌안에 이러한 취지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유관희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유관희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