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제약부경: 약한 이를 구제하고 기우는 이를 붙든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9-10-03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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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 힘이 가장 센 제후를 의미하는 글자가 패(覇)로 패는 패권을 지닌 자이다. 그래서 역사에서는 제나라 환공을 필두로 춘추오패를 꼽기도 한다.

천자문에서는 제나라 환공이 약한 나라를 구해주고 기울어지는 나라를 붙들어주었다고 나온다. 당시에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나라들이 공격을 받아 도움을 청하면 제나라 환공이 그 청을 들어주면서 패자노릇을 하였다.

전국시기 맹자는 왕도정치를 주장하였기 때문에 패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왕도는 인정(仁政)을 베풀어 백성의 삶을 안정시키는 덕(德)에 의해 사회를 움직이지만 패도는 실제로는 힘으로 움직이면서 명분만 덕을 빌린다는 이력가인(以力假仁)이라는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가치라는 것은 늘 시대를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현대 국제사회에서는 춘추시대의 패권도 찾아볼 수 없다. 춘추시대의 패권을 천자문에서 찬미한 것은 '약한 이를 구제하고 기우는 이를 붙든다'는 정신이 실제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 국제사회에서 이대 강자라는 미국과 중국을 보면 과연 춘추시대의 패도를 떠올릴 수 있을까? 지금은 패도라고 불러주기엔 너무나 품격이 없어 보인다.

시대가 급변하면서 천하가 양극화로 흘러갈수록 이상적으로만 떠드는 덕치(德治)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패도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제약부경(濟弱扶傾)을 통해 세계의 균형점을 무너뜨리지 않는 패자가 등장할 필요가 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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