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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이야기]과천서 식당 운영 '16년째 반찬봉사' 맹명호씨

"조금 보탰을 뿐"… 나눔 버무리는 '겸손한 큰 손'
맹명호 (1)
반찬 봉사가 식당 운영을 위해 원래 하던 일에 조금 보태서 하는 봉사활동이라 별일 아니라며 겸손해 하는 맹명호씨. 작은 보탬이라지만 매주 2차례씩 16년이면 어림잡아도 1천664회다.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

매주 2차례씩 한번도 빠짐없이 지원
홀몸노인 '고기파티'… 나눔가게 가입도
"힘들지만 수익금 일부는 기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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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봉사, 남들은 그냥도 하는데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다 오빠가 이민을 가면서 얼떨결에 지금의 식당을 인수하게 된 맹명호(52·여)씨는 그 인연(?)으로 16년째 반찬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가게 형편이 어려워서 남에게 넘기기 뭐한 상황이라 가게를 인수했지만 이후에도 당장 나아지는 건 없었다"며 "뭔가를 해야겠다 싶어 소 발골을 직접 배웠고, 손님들의 신뢰를 얻어 점차 흑자로 돌아섰다"며 인수 당시를 설명했다.



반찬 봉사 시기는 이때부터다. 건물 내에 있던 과천시종합자원봉사센터의 권유로 반찬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 그 이유에 대해 그는 "하게 되니까. 그저 감사하니까"라며 환한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반찬 봉사는 16년째 한 번도 빠짐없이 매주 2차례씩 지원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덕(?)에 손님들에게 나갈 반찬에 그녀의 큰 손이 얹어지면 자원봉사센터에서 지원하는 가정에 전달된다.

그가 만드는 반찬에 특별한 레시피는 없다. 다만 조미료를 최소화하고 간은 심심하게 하는 것이 전부다.

반찬 봉사와 더불어 수년간 불고기용 고기도 지원해왔다.

맹씨는 "자원봉사센터 등에서 독거 노인에게 고기를 전달하고 싶다고 요청이 오면 불고기 100인분을 준비해 전달했다"며 "자주도 아니고 1년에 2~3번 밖에 안된다"며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에는 착한가게로 통하는 '나눔가게 8호점'으로도 가입했다.

나눔가게란 과천시 갈현권역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추진하는 특화사업으로, 지역 내 상가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하루 매출액의 일부를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갈현권역(갈현동, 별양동, 문원동)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사업이다.

맹씨는 나눔가게 협약을 맺은 주인들이 향후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는 별도로, 지역을 위해 수익금의 일부를 모아 기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따뜻한 소식도 전했다.

과천정부종합청사 지방이전으로 지역 상권이 어려워졌는데, 반찬 봉사 상황은 어떨까.

맹씨는 "청사 이전 후 매출이 반토막났다"며 "우리 가게뿐 아니라 다른 가게도 힘들어한다"고 현재 지역 상권의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가게가 힘든 건 힘든 거고 장사를 할 때까지는 반찬 봉사를 계속 해야죠. 큰 금액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우연하게 봉사를 시작했지만 16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그의 행보, 그리고 항상 미소로 손님을 대하는 그의 마음이 지역의 행복 바이러스가 되길 기원한다.

과천/이석철·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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