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천고등법원 설립을 위한 고언

조용주

발행일 2019-10-10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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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률절차 '신속 재판' 받을 권리 보장
설치땐 주변에 사람 북적 지역경제도 활발
인구·사건수·경제적 수준 따져 '유치' 마땅
시민들 의회·市·정치권에 입법화 촉구해야


조용주 법무법인 안대 대표 변호사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 변호사
자유시장경제는 계약의 자유를 원칙으로 하고, 그 계약에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법률에 의해 임명된 법관에게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사업가들은 각종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계약서 말미에는 재판관할을 정하는 것이 보통인데, 경험적으로 통상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한다. 왜 그럴까? 재판을 받으면 불복하는 경우 항소나 상고를 해야 하는데 그 상고법원이 모두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인천지방법원을 관할로 하면 불복할 때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으로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처음부터 서울에서 재판을 받도록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천고등법원이 생기면 대법원으로 가기 전의 모든 소송절차나 비송절차를 포함한 법률절차는 인천고등법원 내에서 이루어진다. 이렇게 되면 소송의 당사자나 변호사는 서울까지 갈 필요가 없게 된다. 그만큼 인천시민이 편하게 법원을 이용할 수 있어 헌법 제23조 제3항의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받게 된다.

현재 그러한 헌법상 권리를 서울시민은 행사하고 있으나 인천시민은 그렇지 못하다. 서울에 모든 것이 집중된 사회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올해 초 수원고등법원이 설립되면서 경기 남부의 도민들은 이제 서울까지 가지 않고 수원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개발된 법원 주변은 사람과 차가 북적이는 거리가 되었다. 이렇게 고등법원이 생기면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지역 주민들은 사법서비스를 편하게 받을 수 있다. 이런 고등법원이 광역시 인천에 없다고 하면 다른 지역 주민들은 잘 믿지 않는다. 인천과 부천, 김포를 합한 시민이 431만명이나 되고, 전국 항소심 사건에서 인천지방법원이 차지하는 비율도 6.8%나 되는데 인천보다 작은 도시에도 있는 고등법원이 인천에는 없다. 왜 인천은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야 하는가. 그 차별에 어떠한 근거도 찾아볼 수 없어 나는 고등법원 미설치가 헌법 제11조 평등권 위반이라고 확신한다.

과거 인천과 부천 지역의 주민들을 향해 '이부망천(離富亡川)'이라는 단어로 우리 지역을 깎아내린 정치인이 있었다. 그에 대한 지역 주민의 고소와 소송이 있었지만, 인천이 받은 치욕을 씻어낼 수는 없었다. 인천이 살고 싶은 곳이 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가진 도시가 되어야 한다. 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많지만, 기본적인 국가의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시민들 간의 법적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법원을 통해서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법적 문제를 쉽고 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이 그곳에서의 경제활동을 선택할 것이다. 국가는 충분한 사법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인천의 경제적 수준이나 사건 수, 인구, 경제참여활동지표 등을 볼 때 인천에 고등법원은 반드시 설립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인천시민에게 이렇게 고하고 싶다. "권리를 누리는 사람은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찾아서 누리는 사람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보호해 주지 않는다. 인천시민은 인천고등법원이 설립되어야 하는 이유를 깨달아야 한다." 우리 삶에서 생기는 많은 갈등을 해결해줄 고등법원을 인천에 유치함으로써 인천의 법률문화는 높아질 것이다. 인천에 있는 로스쿨의 학생 수도 늘어날 것이고, 인천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의 수도 증가할 것이다. 인천을 관할로 하는 계약의 증가로 인천의 법률시장도 커지게 될 것이고, 시민들도 재판받으러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다른 대도시들이 다 있는 고등법원이 유치됨으로 인해 인천의 자존심도 올라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천시민들에게 고등법원의 유치를 위한 행동을 요구한다. 인천시민은 우선 인천시의회에 고등법원 설립추진위원단을 구성하도록 하고, 인천시에 추진 계획을 작성하도록 하며,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인천고등법원 유치가 입법화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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