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비쌀수록' 효과없는 공시가격 인상

황준성 기자

발행일 2019-10-10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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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반영률 3억이하 70% 불구 9억초과 65% 안돼 되레 세제혜택
수도권 등 대도시일수록 더 유리… 가격별·지역별 '현실화' 필요

정부가 조세 형평성을 위해 연이어 고가 주택의 공시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시세 반영률이 저가 주택보다 여전히 낮아 현실화 발길은 아직 멀다는 지적이다.

3억원 이하 공동주택의 시세 반영률은 70%에 육박하지만 9억원 초과 고가 주택은 65%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부자들이 오히려 세제 혜택을 보고 있어서다.

9일 참여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거래된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23만7천644건에 대해 분석한 결과 모두 고가일수록 시세 반영률이 낮게 나타났다.

3억원 이하에 거래된 공동주택은 시세 반영률이 69.5%였지만 3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66.7%,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64.2%로 갈수록 떨어졌다.

특히 9억원 이상 고가 공동주택은 이보다 더 낮았다.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64.1%였고 심지어 15억원 초과~18억원 이하는 61.9%로 가장 시세를 반영하지 못했다.

시세 반영률이 공동주택보다 저조한 단독주택의 경우도 현상은 같았다. 3억원 이하는 54.7%의 시세 반영률을 보인 반면 9억원 초과는 41.6%에 머물렀다.

지역별 편차도 대도시일수록 유리했다. 서울(65.8%)·경기(68.1%)·인천(68.6%)·부산(67.5%)·광주(68.4%) 등 광역 지자체는 60%대 후반이지만 강원(70.5%)·경남(70.5%)·경북(72.5%)·충북(70.4%) 등은 70%대를 넘겼다.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 세금 산정 기준을 비롯해 60여개의 행정 목적으로 활용된다. 시세 반영률이 낮을수록 세금 등의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부자들의 세금 부담이 서민들보다 낮은 셈이다.

일례로 서울 강남의 전용 165㎡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는 30억원인데 공시가격은 17억2천만원으로 반영률이 57.4%에 불과한데, 공시가격 비율이 도내 아파트와 같은 수준이 된다면 내야 할 보유세는 780만원에서 1천4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공시가격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만큼 정부가 지역별, 가격별 시세 반영률을 상세히 공개하고 현실화에 시급히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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