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근대화 미화 논란… 사이다 조형물 설치 보류

모노레일 개통 기념 사업 계획…
여론수렴 음료 캔 무료제공 선회

인천시가 일제 강점기 근대화 미화 논란(9월 17일자 1면 보도)이 일었던 '인천 앞바다 사이다 조형물' 설치 사업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다.

인천은 일제시대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이다 생산이 시작된 곳으로 인천시는 중구 월미도를 한 바퀴 도는 모노레일(월미바다열차) 개통일(8일)에 맞춰 노선 주변에 사이다 조형물을 설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9일 인천시 관계자는 "일제 강점기 근대화 논란 등 여론을 수렴해 사이다 조형물 설치 사업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조형물 설치를 보류하는 대신 '칠성사이다'를 만드는 롯데칠성음료 협찬을 받아 오는 12월 6일까지 바다열차 탑승객에게 무료로 사이다(11만7천캔)를 나눠주기로 했다.

우리나라 사이다의 역사는 1905년 2월 일본인 히리야마 마츠타로가 인천 신흥동에 세운 '인천탄산수제조소'를 시작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된 '별표사이다'가 최초의 사이다였고, 1910년 5월에는 경쟁사 '마라무네제조사'가 인천에 문을 열어 '라이온 헬스표 사이다'를 출시 하기도 했다. 인천 사이다가 최초라는 점에 착안해 관광 상품화하겠다는 게 인천시의 의도였다.

인천은 개항과 함께 근대 문물의 유입이 가속화해 역동적으로 변화한 도시라 유난히 '국내 최초'가 많다. 역설적으로 이런 최초의 수식어 뒤에는 일본의 식민지 수탈의 아픔이 서려 있기도 하다. 인천시의 사이다 조형물 설치 사업 또한 이런 식민지 수탈의 아픔을 간과했다는 비판 여론이 많았다.

인천시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대신 롯데칠성음료와 공동으로 바다열차 탑승객에게 사이다를 무료로 나눠주며 인천 사이다의 역사를 소개하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런 논란이 제기된 상태에서 조형물이 설치될 경우 철거하기도 힘들고 흉물로 남을 우려도 있다"며 "바다열차 탑승객들에게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인천 사이다를 알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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