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수명여향: 명을 받음이 메아리 같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9-10-10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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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겐 미래를 알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런데 미래는 예정은 할 수 있지만 확정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불확정적이다. 그래서 미래를 알기 위해 행하는 점(占)도 불확정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불확정한 대상을 알기 위해 자신을 불확정적인 상태로 만들고 불확정적인 방법으로 다가가는 것이 점의 원리이다.

고대 동이족이 사용했던 동물의 발굽을 태워 갈라지는지의 여부를 보아 길흉을 결정하는 방법이 그런 원리이다. 동전을 허공에 던져 나온 결과 앞면과 뒷면으로 길흉을 판단하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이다. 합리적으로 납득할 만한 것을 차단하고 순전한 우연에 맡기는 행위가 어찌 보면 장난 같고 어찌 보면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지만 불확정적인 신(神)에 다가가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다.

주역에서는 도저히 음인지 양인지를 헤아릴 수 없는 것을 신(神)이라 정의하는데 그 헤아릴 수 없는 신에 다가가는 가장 어울리는 것은 헤아릴 수 없는 방법이다. 그래서 동전을 던지거나 솔잎을 뽑거나 카드를 뽑거나 하는 등의 방법이 고안되었다. 그런데 이런 방법으로 점을 치면 다 알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명을 알려주되 메아리처럼 알려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산에 가서 계곡에 소리를 지르면 되돌아오는 메아리처럼 신은 우리가 부르는 그대로 되돌려 알려준다고 하였다. 신은 장난으로 물어보면 장난으로 알려주고, 진지하게 물어보면 진지하게 알려준다. 의심을 갖고 물어보면 의심이 나게 알려주고, 믿음을 가지고 물어보면 미덥게 알려준다. 그러므로 신명에게 미래를 묻기 위해서는 메아리현상을 유념하고 물어야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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