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안주고 폭언에 막말까지… 직장내 괴롭힘 2개월새 '794건'

배재흥 기자

발행일 2019-10-10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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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법 시행후 불만·신고 접수
대처법 문의 등 사측 태도 변화
조치미흡 처벌규정 없어 아쉬움

"해고를 당했다가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로 인정받아 복직했습니다. 그런데 출근 이후 사장이 꾸준히 괴롭힙니다. 다른 직원들에게는 이번 달 급여를 다 지급해놓고, 저한테는 경영상 이유로 지급을 못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사용자의 갑질로, 전체 직원 중에서 저만 업무일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폭언과 자르겠다는 협박,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막말을 듣고 있는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의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이후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도, 보복조치가 두려워 적절한 문제 제기조차 하지 못했던 노동자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는 최근 '직장갑질 119'가 운영하는 SNS 상담소에 실제 접수된 질문들이다. 직장갑질 119에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한 달 만에 하루 평균 102건에 달하는 괴롭힘 관련 상담이 이뤄졌다.

단순 상담에만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신고로도 이어지는 추세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주요 업무 추진 현황'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두 달 만에 모두 79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 이후 가장 고무적인 건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사측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자를 위한 괴롭힘 관련 노무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에는 법 시행 이후 사측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은 어떻게 구성하는지', '외부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려고 하는데, 당사자한테 동의를 구해야 하는지' 등 적법한 절차를 묻는 질문들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처벌규정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정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괴롭힘을 신고한 피해자에게 되레 해고 등 보복조치를 할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벌칙규정을 두고 있지만, 이밖에 사용자 측이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는 등 추후 조치가 미흡했을 때는 별다른 벌칙을 명문화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 관계자는 "피해 사실에 대한 조치를 사측이 정당하게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을 경우 처벌규정이 별도로 없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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