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판소리 복서]흥과 한을 녹여 휘몰아치는 스텝·펀치 '신묘한 스크린'

강효선 기자

발행일 2019-10-10 제16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9101001000681300031641

'판소리&복싱' 독특한 조합 색다른 재미
엄태구 첫 코믹연기에 혜리·김희원 '찰떡 호흡'
낯설지만 중독성 '수궁가' 모티브 영화음악 '구성진 마력'

■감독 : 정혁기

■출연 :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

■개봉일 : 10월 9일

■코미디, 드라마 / 12세 이상 관람가 / 114분


흥겨운 판소리 장단에 어우러진 복싱은 어떤 모습일까.

판소리와 복싱을 엮은 독특한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영화는 그동안 상업영화에서 본 적 없는 독특한 소재를 탄탄한 구성과 연출로 색다르게 풀어나가 재미를 안긴다.

여기에 기대 이상의 배우들의 호흡은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

9일 개봉한 '판소리 복서'는 전직 프로복서 병구가 어릴 적 친구와 함께 꿈꿔왔던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 도전에 나서는 모습을 그린다.

한때 복싱 챔피언 유망주로 주목받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는 한 순간의 실수로 복싱협회에서 영구 제명되고, 박 관장의 배려로 체육관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살아간다.

다시 복싱을 시작하고 싶지만 설상가상 뇌세포가 손상되는 '펀치드렁크' 진단을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체육관에 찾은 신입관원 민지는 복싱에 대한 병구의 순수한 열정을 발견하고 그의 지원군으로 나선다.


33

민지의 응원에 병구는 미완의 꿈인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로 결심하고,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도전을 시작한다.

영화는 제20회 전주 국제영화제와 미장센 단편영화제 등에서 주목받은 정혁기 감독의 '뎀프시롤: 참회록'을 장편영화로 각색한 것으로, 판소리와 복싱이라는 독특한 조합으로 눈길을 끈다.

정 감독은 "장편으로 만들면서 정서나 주제를 확장했다. 판소리와 복싱, 필름 사진, 재개발, 유기견, 치매 등의 요소를 넣어서 잊히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작별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1

이번 영화에서 선보이는 '판소리 복싱'은 한국 고유의 장단과 복싱 스텝을 연결했다.

휘모리 장단에 맞춰 스텝을 밟고 팔을 휘두르는 등 '판소리 복싱'은 단순히 힘과 기술로 승부하는 복싱의 에너지를 뛰어넘어 흥과 한을 녹여낸 동작들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낯설지만 들을수록 중독되는 음악들은 귀를 즐겁게 한다.

자연스럽게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영화 속 음악은 판소리 수궁가를 모티브로 장영규 음악감독이 작곡하고 정혁기 감독이 작사, 젊은 소리꾼으로 유명한 안이호와 권송희가 노래한 이색적인 판소리다.

구성진 가락과 곱씹을수록 귀를 맴도는 가사는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1

어딘가 어수룩하고 엉뚱하지만, 복싱만큼은 진지한 병구 역은 엄태구가 맡았다. 엄태구는 이번 영화에서 생애 첫 코믹 연기에 도전한다.

판소리 복싱을 할 때만큼은 진지하고 열정 넘치는 프로 복서의 모습이지만, 평상시에는 어리숙하고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병구를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인 민지 역의 혜리는 안정된 연기를 선보이며 제 몫을 다한다.

폐업 직전인 체육관을 운영중인 박관장은 김희원이 맡아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극의 중심을 이끌어 나간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강효선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